‘임단협 난항’에 결국 파업…현대차 ‘내우외환’

임금 인상·정년 연장 ‘평행선’
관세 15% 두고, 노사 ‘이견’
6년 연속 ‘무파업’ 결국 무산

입력 : 2025-09-03 오후 2:55:5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 노조가 7년 만에 파업에 나섭니다. 2018년 이후 파업을 단행하는 것으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결렬된 데 따른 조치입니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6월18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부분파업을 진행합니다.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 모두 3일과 4일에는 각각 2시간씩, 5일에는 4시간씩 파업에 들어갑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4만2180명 중 86.17%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사는 지난 6월18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그동안 20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률과 정년 연장 문제입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8만7000원 인상안만 제시했습니다. 성과급과 격려금 부분에서도 노조 측은 400%와 1000만원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350%와 1000만원을 제안해 온도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년 연장 문제는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노조는 만 64세까지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 측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노조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고려할 때 정년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회사의 호실적이 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14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 2분기에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습니다. 노조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충분한 임금 인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노조는 미국의 수입차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하락할 예정인 점도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현재는 여전히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지만, 향후 관세 부담 완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입니다. 
 
현대차 울산3공장. (사진=현대차)
 
반면, 현대차 측은 여전히 어려운 경영환경을 이유로 노조 요구안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25%의 높은 대미 수출 관세가 여전히 부과되고 있고,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하반기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이어왔습니다. 이 기간 동안 노사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왔으나, 올해는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결국 파업이라는 결과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6년 파업 당시 166시간 동안 약 11만400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했고, 손실액은 2조5000억원에 달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시간당 1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입니다. 자동차 가격이 인상된 만큼 파업에 따른 손실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국내 완성차 생산 전망치는 407만대입니다. 올해 1~7월 누적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한 242만7382대입니다. 국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 파업으로 400만대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같은 계열사인 기아 노사는 현대차 부분파업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기아 노사는 지난 8월1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본격적인 임단협에 돌입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생산 시설 확대로 국내 생산이 감소할 수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이어지면 생산량은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완성차 생산의 파급 효과를 고려한다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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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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