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삼성전기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서버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 (김응수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코퍼 포스트’ 기술을 비롯해 LG이노텍의 혁신 기판 기술과 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
3일 인천 언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국제 첨단 반도체 기판 및 패키징 산업전(KPCA show 2025)이 개막했다. (사진=이승재 기자)
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막한 ‘국제 첨단 반도체 기판 및 패키징 산업전(KPCA Show 2025)’은 두 사업부장의 목표처럼 양사가 강조한 최신 반도체 기판 기술력이 무엇인지 한 번에 체감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삼성전기는 양산 중인 AI 서버용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볼그레이어레이(FC-BGA)’ 제품을 부스 중앙에 배치했습니다. FC-BGA는 반도체 직접회로를 뒤집어 기판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게 특징입니다. 기존 반도체기판은 얇은 금속 배선으로 회로와 기판을 연결하는데, FC-BGA는 기판에 있는 납땜용 금속 돌기에 회로를 바로 연결합니다. 때문에 신호를 더 빠르게 전송할 수 있습니다. 현재 AI와 클라우드, 서버 등 산업 발전에 따라 성능이 더 높은 FC-BGA가 요구되면서, 삼성전기는 기존 FC-BGA 대비 면적이 10배 이상 넓고 내부 층수는 3배 이상 높은 FC-BGA를 양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삼성전기 FC-BGA 반도체 기판의 모습. (사진=이승재 기자)
차세대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에 최적화된 기술을 보유한 LG이노텍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차세대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기술인 ‘코퍼 포스트(구리기둥)’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코퍼 포스트는 반도체 기판에 작은 구리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납땜용 구슬인 ‘솔더볼(Solder Ball)’을 얹어 기판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기존 기판에 솔더볼을 직접 부착하는 기존 방식보다 솔더볼의 면적과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더 많은 회로를 반도체 기판에 배치할 수 있고 기판의 크기도 최대 20%가량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납 대비 열전도율이 7배 이상 높은 구리를 활용해 발열도 줄일 수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의 고사양화와 소형화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어 차세대 스마트폰용 기판에 적합합니다.
LG이노텍이 보유한 코퍼 포스트 기술. (오른쪽 모형) 구리 기둥을 활용해 솔더볼의 면적과 크기를 줄였다. (사진=이승재 기자)
차세대 반도체 기판 분야에서는 양사 모두 유리 기판 기술을 강조했습니다. 유리 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반의 반도체 기판 대비 두께를 약 40% 줄인 게 핵심입니다. 유리 기판은 기존 기판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를 활용해 휨 현상 없이 더 많은 메모리을 탑재할 수 있으며, 신호 효율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유리 기판을) 고객사와 개발 중인 단계이며 (반도체 성능 향상으로) 기판이 커지고 고다층이 되고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보다 향후 유리 기판이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이노텍 관계자도 “오는 2028년 내로 유리 기판 양산을 목표로 뒀고, 올해 연말에 시제품 생산을 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인천=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