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주간거래 재개 마지막 문턱…투자자 보호 체계 구축

증권사별 재개 준비 상황 상이…즉시 재개 가능한 곳들도 있어
복수거래소 계약·롤백 시스템 구축 등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
"연내 재개를 목표로 가능한 신속하게 추진 중"

입력 : 2025-09-04 오후 4:35:55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 중단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연내 재개를 목표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복수거래소 계약과 '원클릭 롤백 시스템' 구축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절차가 병행되면서 서비스 재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이르면 연내 재개될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앞두고 증권사들은 일정을 조율 중입니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가 일제히 중단된 만큼, 재개도 동시에 시작할 방침입니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준비 중인 증권사는 18개로, 여기에 우리투자증권이 주간거래에 참여하게 되면 총 19개사가 될 전망입니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주에도 각 사와 실무 진행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사정이 다른데, 바로 재개할 수 있는 증권사가 있는 반면 준비가 덜 된 회사들도 있어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최대한 연내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비스 재개를 위해 필요한 추가 작업은 복수 거래소 마련과 롤백 시스템 구축입니다. 우선 독점거래소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증권사들은 복수거래소 체제를 마련해 주간거래를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8월5일 블랙먼데이 당시 대체거래소인 블루오션이 시스템 장애를 이유로 국내 약 9만개 주식계좌에서 나온 6300억원 규모의 주문을 취소한 일이 벌어진 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국 주간거래는 멈춰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블루오션의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며 서비스를 잠정 중단, 소비자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금융당국과 증권업계는 재개를 앞둔 논의를 지속 진행해왔습니다. 최근 금융당국은 해당 사태에 따른 국내 증권사 손실 책임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간거래 재개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블루오션 외에 '브루스'(Bruce)와 '문'(Moon)이라는 신생 미국 대체거래소들과도 복수로 계약을 맺어 백업 기관을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증권사들이 연결된 해외 브로커가 복수거래소와 연결돼야 합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현지 브로커가 세 개의 대체거래소와 모두 계약을 맺고 있어 복수거래소 시스템 마련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며 "당장 재개해도 괜찮은 수준"이라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아울러 투자자 보호 장치를 위해 원클릭 롤백 시스템 구축 작업도 필요합니다. 각 증권사가 유사시 거래를 취소하고 증거금을 정산해 되돌리는 '롤백 작업'을 원클릭으로 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사고 당시 일부 증권사는 취소된 거래를 일일이 선별해 롤백 작업을 처리하느라 대응이 지연된 바 있습니다. 이에 증권사별로 대응 속도에 차이가 생기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을 키웠습니다. 
 
이에 증권사들은 거래 취소와 증거금 정산을 전산으로 자동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입니다. 현재 증권사들이 추가로 진행해야 하는 작업은 △롤백 시스템 구축 및 장애 발생 시 대응 매뉴얼 수립 △투자자 보호를 위한 거래 위험 사전 고지 및 보상 체계 명확화 등입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도 증권사 관계자는 "롤백 시스템 구축 자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금투협은 18개사 증권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재개 시점과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서비스 복원을 조율해왔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해외주식 주간거래 재개를 두고 증권사들이 찬성과 반대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는 등 엇갈린 입장을 보였는데요. 당초 예상된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거래시간 연장 시행이 지연되고, 최근 금융당국이 해외주식 주간거래 중단에 따른 손실의 법적 책임을 증권사에 묻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면서 증권사 대다수가 연내 신속 재개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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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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