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국내 보안 기업들이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중동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안랩(053800)은 자사의 보안 솔루션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지니언스(263860)도 현지 기관과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석유·가스, 금융 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과 정부 차원의 디지털 전환(DX) 기조가 맞물려 중동 지역의 보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보안업계가 공공·민간 양측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 중입니다.
안랩은 라킨 XDR·NGFW·IPS 등 보안 위협 분석·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앞세워 올해 사우디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회사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중동 등 해외 사업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중동 시장을 신흥 성장동력으로 강조한 바 있는데요. 현재는 라킨을 필두로 사우디 공공기관의 진출을 본격화하는 단계라는 설명입니다. 10일 안랩 관계자는 "라킨이 현지 다수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보안 솔루션을 제안해 본격적인 시장 진출 단계에 들어섰다"며 "자사의 다양한 보안 솔루션이 중동 시장에서 선을 보인 만큼, 앞으로의 성장을 더욱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니언스 역시 중동 지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분기 말 기준 글로벌 고객사 172곳 중 상당수가 중동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에는 사우디 공공기관에 보안 솔루션 '지니안 EDR' 첫 공급이라는 성과를 낸 데 이어, 중동 내 신규 고객사 7곳을 추가 확보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지원하는 ‘사이버 보안 국제협력기반기술개발’ 과제의 중동 부문 참여 기관으로도 활약 중입니다. 지니언스는 컨소시엄사와 함께 네트워크 접근 제어(NAC), 엔드포인트 및 탐지 대응(EDR), 제로 트러스트 접근 제어(ZTNA) 등 핵심 보안 기술을 기반으로 현지 수요에 맞춘 솔루션을 연구·개발할 방침인데요. 이를 통해 현지 기업과 기관이 필요로 하는 보안 주권 확보 및 자립형 보안 체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지니언스 측은 이날 "회사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힘써온 가운데 해당 지역에서 자사 솔루션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중동 파트너들과의 사업 기회를 발굴해 시장에서의 영역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보안업계가 중동에 집중하는 배경으로는 석유·가스와 금융 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증가해 정부와 기업이 방어 체계 강화를 서두르면서 보안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업 '보나파이드 리서치'가 발간한 '중동 및 아프리카 엔드포인트 보안 시장 전망 2030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내 석유 및 가스, 금융서비스 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해 정부와 기업은 방어 시스템을 구축 중입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요인들이 중동 지역의 보안 수요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는데요.
여기에 사우디 정부의 DX 정책, 아랍에미리트(UAE)의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전략 등이 맞물린 점도 보안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 정부는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라는 종합 개혁안을 발표해 스마트 인프라 확충 및 DX를 강조한 바 있는데요. UAE도 최근 정부 차원의 AI 산업 발전 정책을 시행하면서 사이버 보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업계 분석에 힘이 실린 상황입니다.
국내 보안기업들이 중동 지역의 보안 수요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지=챗GPT 생성)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중동의 보안 수요를 바탕으로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해 관련 사업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전시회에서 보안 모델을 선보이는 등 중동 지역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