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제주항공(089590)이 자산총계 2조원을 넘어서며 내년부터 이사회에 대한 규제 강화에 직면했다. 현재 과반 이하인 사외이사 비중 확대, 여성 이사 선임이 주요 규제 내용이다. 현재 상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상장사 전반에서 사외이사 확보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재 확보 및 정관 개정 등 사전작업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들어 자산총계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분기 제주항공 자산총계는 2조427억원, 올해 상반기는 2조747억원으로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자산총계 2조원 돌파를 유력하게 내다본 바 있다.

 

자산총계 2조원을 넘은 상장사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여러 규제를 받는다. 제주항공에 적용되는 대표적 규제는 사외이사 비중 확대 의무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사외이사 비중 50% 이상, 감사위원회 설치, 여성이사 선임 의무 등을 이행해야 한다.

 

현재 제주항공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과반에 못 미친다. 현재 제주항공 이사회 7인 중 사외이사 수는 3명(비중 42.9%)다. 지난해까지 사외이사 비중은 50%였으나 올해 1분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1명이 충원되며 사외이사 비중이 줄었다. 이에 사외이사 비중을 과반 이상으로 맞추려면 사외이사 충원 혹은 사내이사-사외이사 비중 조절 등 방안을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사외이사 충원에 무게가 실린다. 이사회 7인 중 5인의 임기가 2027~2028년에 걸쳐 만료되기 때문에 이사회 충원 없는 구성비 조정은 사실상 어렵다. 김이배 대표이사와 조남관 사외이사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1명을 추가 신규 선임할 경우 조건에 부합된다.

 

아울러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는 여성이사 선임 의무가 적용된다. 현재 제주항공 이사회는 전원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 향후 여성 사외이사가 영입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보통 상장사에서 여성 이사 선임 의무 및 사외이사 비중 의무를 동시에 맞추기 위해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다.

 

과반 이하 사외이사-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제주항공 이사회는 곧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가 적용될 경우 의사결정의 독립성이 강화되며, 다양성도 증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제주항공 종합 ESG등급은 A등급으로 우수한 편에 속한다. 다만, 지배구조는 평가항목 중 상대적으로 등급(B+등급)이 낮다. 지배구조 변화 후 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 요소가 추가될 수 있다.

 

 

 

상장사 전반에 대한 사외이사 비중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주항공은 규제 대응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총계 2조원 이하 일반 상장사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3분의 1로 상향조정된다.

 

상장사 전반에서 사외이사 구인난이 심화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위원회는 외부 독립기관, 이해관계자, 주주 등 추천을 받아 인재풀을 구성 후 내부 기준에 따라 후보를 추려 최종 선임하는 절차를 주관한다. 절차상 시간 소요는 피하기 어렵다.

 

아울러 내년 3월 예상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규제에 대비한 절차적 조치들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주항공 정관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하 상장사 기준(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 4분의 1 이상)에 맞춰져 있다.

 

한편 현재 제주항공 이사회 산하 위원회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제주항공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가 운영 중이다. 이 중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3곳의 위원회에 사외이사 3인이 모두 소속돼 있으며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IB토마토>에 “지난해 말부터 자산총계 2조원 돌파 가능성을 예상하고 이사회 구성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진행 중”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