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LCC업계, 환율보다 무서운 유가…방어수단 부족 '직격탄'

국제 유가 변동성 극심해지며 비용 부담 우려 커져
항공유 등 직접 반영되는 유가…현금 유출 직접 타격
헤지 수단 마련 어려워…금융권 지원 가능성 검토 중

입력 : 2026-03-1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1일 16: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가 극심한 유가 변동에 따른 재무 부담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는 헤지 및 평가손익 등으로 일정 부분 부담 완화가 가능하지만, 유가 상승은 연료비 지출 증가로 직결된다. 환율보다 유가가 더 재무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것이다. 유가 헤지 등 충격을 한차례 걸러주는 수단도 대형 항공사(FSC) 대비 약하다는 평가다. 이에 금융권까지 나서 항공업계 지원을 검토하는 등 항공업계 경영 환경이 심각해지는 모습이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유가 급등에 항공업계 초긴장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4대 은행 등 금융기관은 항공업계에 대해 차입금 만기 연장 및 운전자금 지원 등 금융지원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지난 28일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항공업계의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지난달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는 널뛰고 있다. 지난달 28일 1배럴 당 64~66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는 지난 9일 94~125달러까지 올랐다. 다음날인 10일 국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대로 급락했다. 중동 불안으로 해상운송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불안한 유가는 지속될 수 있다.
 
유가는 현금 유출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재무에 주는 충격이 크다. 항공업계에서도 유가를 경영상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꼽는다. 연료비는 항공사 매출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통 30%정도로 알려져 있다.
 
보름 새 유가가 30% 이상 뛰면서 원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국내 상장 LCC가 연간 항공유 구매에 쓰는 비용은 업체당 4000억원 이상이다. 장거리 노선 운항에 나선 티웨이항공(091810)은 연간 5000억원 이상을 항공유 구매에 지출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089590)은 유가 5% 상승시 174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유동성은 대형 항공사 대비 빠듯하다. 지난해 3분기 국내 상장 항공사중 대한항공만 유일하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직전연도 대비 늘었다. 항공산업은 고정비가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현금 지출이 많은 산업으로, 여기에 연료비 부담이 얹어지면 현금흐름의 추가 악화 여지도 생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재무 부담이 환율 상승때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부 변수 변화에 취약한 LCC 업계가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한차례 겪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대한항공만 영업이익 1조원을 방어했을 뿐 대부분 항공사는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은 평가손익 등이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에, 환율 상승분만큼 현금 지출액이 증가한다고 보기 어렵다. 항공사 특성상 높은 외화 차입금 등은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 손실을 키우는 요소가 되지만, 시간을 두고 차차 갚아 나가기 때문에 당장의 현금 유출과 연관성은 낮다.
 
환율은 헤지 계약, 내추럴 헤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방어할 수 있다. 내추럴 헤지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을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대편 환율 변동 손익으로 상쇄하는 헤지 기법이다. 가령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을 항공 화물 사업 매출에 따른 환차익으로 상쇄한다. LCC업계는 여객기 하부 화물공간을 이용한 벨리카고 화물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1달간 서부텍사스유 가격 추이(사진=네이버증권)
 
부족한 외부 변수 LCC의 방어수단
 
유가 방어 수단이 부족한 점도 LCC의 약점으로 꼽힌다.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등 대형 항공사만 유가 헤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 대형 항공사는 유가 옵션 계약을 통해 일정 가격 이상 유가상승 시 지정된 범위 가격대에서 항공유를 구매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1200만 배럴, 아시아나항공은 80만 배럴에 대한 유가 옵션 계약을 보유했다. 대한항공은 2025년 한 해 동안 항공유 3050만 배럴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유가가 1달러 오르면 3050만달러의 비용이 추가되지만, 헤지 계약 범위 내에서 항공유 가격 상한선이 설정된다.
 
반면 LCC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별도의 유가 헤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유가 헤지 계약을 체결했으나, 코로나19 이후 LCC업계는 유가 헤지 계약을 대부분 축소했다. 유류할증료 등 비용 전가 수단이 있다. 다만, 유류할증료를 쉽사리 큰 폭으로 인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LCC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까닭에 유류 할증료 인상은 항공수요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
 
헤지 수단을 추가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제주항공 등 일부 업체는 계약 기간이 긴 헤지 계약보다 예비 항공유 확보 등 예비수단을 통해 비상시에 대응하고 있다.
 
헤지 자체가 리스크를 동반한 방어 수단이라 재무적으로 약한 LCC가 대규모 헤지 계약을 체결하기엔 부담이라는 평가다. 대형 항공사들이 체결한 제로 코스트 칼라(Zero Cost Collar) 계약 등이 있지만, 유가 하락 시 비싼 가격에 항공유를 사야하는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체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휘령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에 "유가 변화 등 위험관리에 대한 역량에서 대형 항공사와 LCC 업체 간 유연성에서 차이가 나고 있다. 현재 유가는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수준의 유가를 웃도는 수준이라 흑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 정세의 불안 등으로 외부 변수가 크게 변하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가속화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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