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한항공, 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부채 부담 커진다

통합 시점 마일리지 공정가치 재측정 전망
아시아나 마일리지 실질 가치 상대적으로 낮아
매출 강화·이연 수익 소진 경로 확대 전망

입력 : 2026-03-09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5일 15: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향후 아시아나항공(020560)과 마일리지 프로그램 통합 후 마일리지 부채 증가 부담에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통합 마일리지 프로그램 도입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에 대한 공정가치 재측정이 이뤄질 경우, 마일리지 부채 규모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티켓 가격 인상이 제한된 가운데 두 회사가 마일리지 소진 경로 확대 등을 통해 어떻게 부채 관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대한항공)
 
통합 앞둔 마일리지 프로그램…이연수익 변동 가능성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안을 심사 중이다. 현재 중점 심사 대상은 마일리지 사용처 및 보너스 좌석 확대 등 소비자 편익 관련 사안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심사와 별개로 마일리지 전환비율은 탑승 마일리지 1대1, 카드 등 적립 마일리지 1대 0.82로 정해진 상태다.
 
향후 통합 대한항공 출범 시점에 맞춰 양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도 통합된다. 사업 결합에 관한 회계원칙상 통합 마일리지 프로그램 시작 시점에 마일리지에 대한 공정가치 재측정도 이뤄질 가능성이 발생한다. 두 회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은 현재 별도 운영 중이다. 마일리지에 관한 부채도 별도로 관리되는 셈이다. 향후 통합 대한항공 기준에 맞춰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공정가치 재측정도 필수적이다.
 
통합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계기로 실질적 가치가 다른 양사의 마일리지가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실질 가치는 대한항공 대비 낮다는 평가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넓은 노선망, 다양한 좌석 등급 등 이유로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공정가치는 좌석 원가, 수요 등 다양한 기준을 고려해 재측정된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공정가치 재측정은 부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사 마일리지의 실질적인 공정가치 차액 수준에서 예상 사용률 등을 반영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회계상 마일리지는 이연수익(부채)에 포함되는데, 아시아나항공의 이연부채 액수가 대한항공 기준에 맞춰 높아진다.
 
지난해 3분기 대한항공의 연결기준 이연수익 규모는 3조 7107억원에 달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 한진 계열 LCC(저비용 항공사) 마일리지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항공사별 좌석 가격을 고려하면 양사의 이연수익 규모도 조 단위로 추정된다. 양사 마일리지 통합에 따라 현재보다 추가로 이연수익 부채가 얹어질 여지는 충분한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이 통합 후 부채 증가 현상을 겪을 것으로 본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기업들을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하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9%에서 329%로 한 단계 높아졌다. 아시아나항공이 부채 줄이기 작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한항공 대비 부채비율이 높다. IFRS 특성상 마일리지가 부채 증가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커졌다. 향후 늘어난 부채 증가 부담을 어떻게 풀어내는지가 통합 대한항공의 성공 관건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일리지 부채 감축과 재무 체력 강화 동시에
 
마일리지는 기본적으로 부채로 인식된다. 부채 증가에 가장 손쉽게 대응하는 방법은 티켓 가격 인상이다. 다만, 대한항공의 운신 폭은 좁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 합병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직간접적인 운임 인상 제한을 내걸었다. 물가 상승률 이상의 티켓 가격 인상, 공급 좌석 수 축소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 도모까지 제한된다.
 
이에 좌석 믹스 다변화가 추진 중이다. 좌석 믹스 다변화는 최근 항공업계의 트렌드이자, 티켓가격 인상없이 매출과 현금흐름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프리미엄석을 신설했다.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 사이 중간 지대에 놓인 수요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틈새 등급 좌석에 대한 수요는 에어프레미아 등 동종 업체의 매출 사례로 어느정도 검증됐다는 평가다. 에어프레미아는 2023년 매출 3750억원, 2024년 매출 4916억원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B777-300ER 기종에 프리미엄석 설치를 위해 3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에 따라 마일리지 소진율에 차등을 두는 정책도 부채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 2008년 미국 델타항공-노스웨스트항공 합병 이후 델타항공은 다이나믹 프라이싱(동적 가격제)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티켓 수요가 높은 시기와 노선에 대해서는 마일리지 소진율을 높이는 정책이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공제 표에 따르면 성수기 마일리지 공제율은 평소 대비 50% 높다.
 
양사에 쌓이는 마일리지 규모도 매년 커지는 중이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해 마일리지가 부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IFRS 적용 이전 마일리지는 충당부채로 회계처리된 탓에 숫자가 크지 않았지만, IFRS 적용 후 이연수익으로 분류되며 부채 규모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마일리지 소진 속도를 높이는 것이 효율적 마일리지 부채 관리 방안이 된다. 대한항공은 복합 결제(캐시 앤 마일즈 프로그램) 방식 도입 등 마일리지 이용 방안을 넓히고 있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전용기를 증편하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초 국내선, 런던, 프라하, 시드니, 홍콩 등 대륙별 마일리지 전용기를 일시적으로 운영했다.
 
양사의 마일리지 사용 확대 정책은 통합 시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중 일부는 향후 대한항공 좌석 구매 사용 등을 위해 대기 중인 수요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대기 수요를 통합 이전에 해소할 경우 부채 증가 부담이 최소화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안에 관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마일리지 통합안이 공정위 심사 중이라 아직 구체적인 사안이 공개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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