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스크린골프 선두 기업
골프존(215000)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성장세가 두드러져 활로 찾기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정체된 국내 사업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골프존은 상반기 실적 하락세가 뚜렷합니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2509억원으로 전년 동기(3428억원) 대비 26.8% 줄었고, 영업이익은 465억원으로 18.7% 감소했습니다.
2분기 매출은 1211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을 기록해 각각 24.7%, 22.8% 줄었습니다. 1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6.8%, 26.1%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특수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국내 골프 호황기가 한풀 꺾인 영향입니다. 특히 스크린골프 가맹점과 종속회사의 매출이 감소했고, 골프존드라이빙레인지(GDR) 아카데미 직영점 재정비로 인해 해당 부문 매출도 축소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존은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이익률은 개선했습니다.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프로모션 축소로 매출총이익률(GPM)은 59.5%로 전년 대비 4.0%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투비전NX(TwoVision NX) 신제품 출시 효과와 해외 시장 판매 증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투비전NX 제품의 ASP 상승과 해외 판매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며 "GDR 골프연습장 직영점 축소와 같은 구조조정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 시장 성과입니다. 골프존의 2분기 해외 매출은 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나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9%까지 올라왔습니다. 미국과 중국에서의 확장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중국에서는 '시티골프'라는 사업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티골프는 스크린골프와 필드골프를 결합한 형태로, 각 홀마다 독립된 스크린과 그린을 갖춘 구조입니다. 지난해 톈진에 1호점을 개설한 데 이어, 지난달 지린성 연길시에 2호점을 열었습니다. 오픈 기념으로 열린 '2025 골프존 차이나오픈'은 티샷과 아이언은 스크린에서, 쇼트게임은 실제 그린에서 치르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언론에서 "혁신적인 디지털 스포츠 플랫폼"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골프존 시티골프 중국 2호 연길점. (사진=골프존)
미국 시장은 골프 시뮬레이터 판매가 핵심입니다. 미국에선 단독주택이 많은 주거 환경과 맞물려 가정용 시뮬레이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출범한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가 주도하는 스크린골프 리그 TGL이 인기를 끌면서 시뮬레이터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고, 이는 곧 구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2020년 65억원에 불과했던 골프존의 북미 지역 매출은 2023년 291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4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에서는 골프존이 국내 시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직영점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해외에서는 신제품과 새로운 형태의 골프 문화를 앞세워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증권가 전망도 나쁘지 않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3분기 매출 1348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줄겠지만, 영업이익은 7.5% 증가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기후 영향에 따른 가맹점 라운드 증가, 인테리어 신사업 진출, 해외 NX 판매 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내 골프 시장의 한계와 소비 위축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해외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해외 성과가 국내 부진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골프존이 지난 1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2025 PGA 쇼'에서 도심형 골프장 플랫폼 시티골프와 주력 골프 시뮬레이터 모델을 선보였다. (사진=골프존)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