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국내 인적자원(HR) 기업들이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금융권과의 협업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채용 시장이 포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금융·핀테크·부동산 등 외부 업종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과 사용자 접점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3일 HR 업계에 따르면 잡코리아·인크루트·
사람인(143240)·
원티드랩(376980) 등 주요 HR 플랫폼은 우리은행의 외국인 전용 앱 '우리WON글로벌'에 입점하며 외국인 채용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약 35만명의 외국인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앱에서는 계좌 개설과 송금, 근로자보험 조회뿐 아니라 한국어능력시험(TOPIK) 무료 강의, 생활 정보, 채용 공고까지 통합 제공합니다.
잡코리아는 금융권 협력의 폭을 넓히며 토스·하나은행과 잇따라 손잡았습니다. 자회사 알바몬은 HR 플랫폼 중 최초로 토스의 '앱인토스(App in Toss)' 파트너로 참여해, 토스 앱 내에서 알바몬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구직자 접근성 개선과 유입 경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단순 채용 검색 중심에서 벗어나 생활형 콘텐츠 유통 구조로 진화 중입니다. 잡코리아는 지난 5월 하나은행과 MOU를 체결하고, 외국인 채용 정보 공유와 글로벌 인재 공동 마케팅을 통해 외국인 취업 지원 생태계 구축에 나섰습니다.
사람인은 금융과 부동산을 결합한 B2B 오피스 매칭 신사업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이지스자산운용과 '차세대 오피스 탐색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업들의 사무 공간 수요와 부동산 공급 데이터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프라임 오피스 및 물류센터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인은 기업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잠재 임차 수요를 매칭합니다. 첫 시험 사업은 서울 힐튼호텔 부지 재개발 프로젝트인 '이오타 서울'에서 진행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플랫폼 구축이 예정돼 있습니다.
리멤버는 카드사·핀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금융 중심의 HR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나카드와 손잡고 연봉 1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PLCC(상업자표시전용카드) '리멤버 블랙'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8월에는 신한카드와 함께 '리멤버 블랙 신한카드 The BEST-XO'를 선보였습니다. 해당 카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헬스케어 서비스·미술 구독권·골프보험 등 고소득 전문직 맞춤 혜택을 제공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리멤버는 지난 9월 인공지능(AI) 투자 플랫폼 핀트(Fint)와 제휴를 맺고, 회원 맞춤형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AI 자산관리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핀트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투자 전략을 제안하는 이 서비스는, 리멤버 회원에게 최대 200만원 상당의 투자 지원 혜택을 제공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HR플랫폼이 단일 채용 서비스에 머물러선 생존이 어렵다"며 "금융·핀테크·생활 플랫폼과의 연계는 단순한 제휴를 넘어, 채용 경험 자체를 사용자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적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왼쪽부터 우리은행 앱과 잡코리아 연동 서비스. 중간 알바몬과 토스앱 연동. 오른쪽 리멤버 블랙 신한카드 The BEST-XO. (사진=잡코리아, 리멤버)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