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태' 후폭풍…HR 업계 분주

정부, 22일 주요 HR 기업 소집…AI 모니터링·검증 체계 강화
잡코리아·사람인·인크루트·원티드, 전방위 대응 돌입

입력 : 2025-10-20 오후 3:46:45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취업 사기와 인신·장기 매매, 감금·고문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적자원(HR) 업계가 대응에 분주합니다. HR 플랫폼에 게시된 '고수익 보장' 등 해외 채용공고가 캄보디아 취업 사기에 이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입니다. 업계는 정부와의 긴급 간담회를 통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허위 공고 필터링 강화, 해외 공고 사전 승인제 도입,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등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권창준 차관 주재로 '직업정보제공사업자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잡코리아·사람인(143240)·인크루트·원티드랩(376980)·잡플래닛 등 주요 HR 기업 대표들과 재발 방지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허위 채용 공고 필터링 강화, 신고 체계 정비,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도입 등이 주요 의제이며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의 정보 공유 체계 구축도 함께 검토됩니다. 정부가 HR 플랫폼 대표들을 공식적으로 불러 대책회의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업계는 자체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허위 공고를 사전에 걸러내기 위한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해외 공고에 대한 사전 승인과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우선 잡코리아는 지난 6월부터 해외 근무지 공고 등록 시 구직자에게 자동으로 주의 문구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9월부터는 캄보디아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사전 검수 및 승인 절차를 의무화했습니다. 정부 요청에 따라 해외 취업 사기 예방 공지를 즉각 업데이트하고, 내부 운영·CS 조직에 모니터링 가이드를 배포하는 등 전방위 대응에도 나섰습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는 전담 요원을 통한 상시 모니터링, 불법·유해 키워드 자동 차단 시스템, 이용자 신고 기능을 병행 운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람인 역시 기업 회원 가입 단계부터 구직자 보호 장치를 강화했습니다. 3개월 이내 발급된 사업자등록증명원을 제출해야만 회원 등록과 공고 게재가 가능하며, 해외 근무지 공고의 경우 노동조건과 처우를 명확히 기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24시간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과 전담 인력 검수를 병행해 허위·과장 공고를 신속히 비노출 처리합니다. 현재 플랫폼 공지 사항에는 동남아 취업사기 예방 관련 안내문이 게재돼 있으며 정부와 협력한 무료 캠페인 광고도 곧 송출될 예정입니다. 
 
인크루트도 AI를 활용한 공고 검증 절차를 강화했습니다. 기존의 '고액', '고소득' 등 사기성 키워드 자동 필터링 시스템을 운영하던 인크루트는 최근 LLM(거대언어모델)을 적용한 AI 모니터링 기술을 도입해 신규 공고가 정상적인 요건을 충족하는지 실시간 분석하고 있습니다. 근무지가 해외인 경우에는 노동조건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전 통보 없이 공고를 삭제합니다. 
 
원티드랩도 해외 기업 및 구직자 공고 승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해외 근무지 공고는 반드시 해외법인 소속 여부를 확인하고, 한국 계열사가 있는 기업만 우선 승인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채용 공고 게시 전 기업승인 시 기업평가등급을 통해 재무컨펌을 진행해 통과한 기업만 승인합니다. 원티드에 가입하더라도 기업 신용동급 기준(입금지불능력이 없는 경우 등)이 일정 기간 이하인 경우 원티드에서 공고 게재가 불가합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HR 업계는 허위·과장 채용공고의 근본적 차단과 구직자 보호 체계 강화를 위해 긴밀한 공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취업 사기는 단순한 플랫폼 관리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를 위협하는 문제"라며 "단순한 키워드 필터링을 넘어, AI 기반 검증과 실시간 모니터링 등 정부와 민간이 함께 근본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 단지인 '태자단지' 내부에 생활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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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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