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셀비온, IPO 때 약속한 매출 미달…자금 소진 속도 '경고등'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제 조기 상용화와 추가 개발 박차
R&D 비용 증가세 지속 전망되나 예상치 밑도는 매출
추가 비용에 보유 자산으로 대응…캐시런웨이 4년 남짓

입력 : 2025-09-18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5일 18: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셀비온(308430)이 주력으로 개발하는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제 'Lutetium(177Lu)-DGUL(포큐보타이드)'의 임상 2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며 국내 조건부 허가 절차와 후기 임상 일정을 남겨놓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시험계획도 승인을 받아 매년 증가해온 연구개발비용이 더욱 몸집을 불릴 전망이다. 다만 현재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예측했던 수치에 못 미치고, 공모자금 소진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 향후 초과 소요될 연구개발(R&D) 비용을 어떻게 감당해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셀비온 홈페이지)
 
포큐보타이드 단독 2상 마무리 수순…키트루다 병용요법 1상 승인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비온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포큐보타이드와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한 국내 임상1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고 공시했다.
 
해당 임상은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포큐보타이드와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예비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무작위 배정 시스템을 사용해 총 30명의 시험대상자를 단독요법군 10명과 병용요법군 20명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임상시험기간은 식약처 승인일로부터 약 48개월간이며, 시험대상자 관찰 종료시점은 마지막 시험대상자의 투여가 종료된 후 약 6개월 시점에 종료된다.
 
앞서 셀비온은 이달 초 표준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포큐보타이드 단독요법 임상 2상의 탑라인 데이터를 공개한 바 있다. 사측은 유효성과 안전성에서 우수한 결과를 확인했고, 임상시험계획서상에 기재된 성공기준 객관적 반응률(ORR)값보다 높게 나와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향후 회사는 임상 총 자료를 상세히 분석하고 정리해 국내 조건부허가 신청을 조기에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CSR(Clinical Study Report)을 올해 12월 말 임상전문수행기관으로부터 수령할 예정이다.
 
연구개발 노력의 핵심이 포큐보타이드에 집중돼 있는 셀비온은 최근 들어 연간 연구개발비용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50억원이던 비용 합계는 2023년 54억원을 거쳐 2024년 68억원까지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24억원이 투입됐다.
 
포큐보타이드 단독요법의 2상 결과 기반 조건부 허가가 이뤄지더라도 3상을 진행하지 않는 것은 아닌 만큼, 국내 허가 추진 비용과 후기 임상 비용, 여기에 더해 신규 병용 임상이 본격화될 것을 감안한다면 회사의 연구개발비용은 더욱 몸집을 불릴 전망이다.
 
 
 
추정 캐시런웨이는 4년 남짓…임상비용 증가 시 짧아질수도
 
이처럼 셀비온이 R&D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인데, 문제는 생각보다 연구개발 자금 소진 속도가 더 빨라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셀비온은 IPO를 통해 총 287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당초 공모자금 순수입금 280억원 가운데 총 221억원을 포큐보타이드의 임상 진행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25년 13억원, 2026년 74억원, 2027년 134억원 등이다. 그 외 연구인력 급여 등 운영자금으로 같은기간 60억원, 세부적으로 2025년 25억원, 2026년 27억원, 2027년 8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 반기보고서에는 연구개발 및 운영자금 명목 하에 45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는 발행조건 확정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기재한 올 한해 투입 총액인 38억원을 이미 넘어선 금액이다.
 
사측은 향후 3년간 회사의 연구개발자금 및 운영자금이 증권신고서 제출일 당시 예상한 금액을 초과해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한 경우 기존 자금 및 추후 발생이 예상되는 영업현금흐름을 활용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명시했다.
 
우선 회사는 아직까지 현금 유입을 일으킬만한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지난해에는 2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IPO 당시 예측했던 연간 매출액인 16원을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연간 예측치인 5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9억원의 매출을 올린 상태다.
 
매출을 상회하는 연구개발비가 판매비와관리비로 처리되며 지난해의 경우 71억원의 영업손실과 73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8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반기 누적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지난해 절반 수준인 37억원과 33억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0억원을 기록했다.
 
즉, 보유 현금성 자산만으로 초과 소요 자금을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올해 반기말 기준 셀비온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18억원과 단기금융상품 264억원 등 총 282억원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지난해 영업손실 71억원을 감안해 단순 계산해보면 회사의 캐시런웨이는 약 4년 남짓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인 만큼 향후 연구개발비용의 증가가 이뤄질 경우 더욱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셀비온 측은 당장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임상 계획은 없어 연구개발비용이 지난해보다 적은 수준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며, 캐시런웨이의 경우 3~4년 정도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업현금흐름의 개선 시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셀비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단독 임상 2상의 투약은 지난 4월 마무리됐다. 병용 임상에 들어가더라도 내년 돼야 본격적인 임상이 진행될 것"이라며 "단독 임상 같은 경우 CSR하고 서류작업하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올해는 오히려 작년보다는 임상 비용이 아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IPO 당시 매출 예상치는)2025년 3분기내 임상시험 보고서를 완료하고, 허가평가연계심사제도를 통해 연내 출시가 진행될 걸로 예상돼 있다. 그런 부분들은 식약처를 비롯해 여러가지 상황 상 좀 딜레이됐기 때문이고,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신약 개발에 있어서 메인 이벤트는 신약이 발매·시판되는 부분인데, 그 시기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여러 감독기관도 함께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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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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