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찬진 금감원장은 16일 카드업계에 "단기 실적에만 치중하지 말고, 정보보호 지출을 생존을 위한 핵심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며 "특히 카드업권은 전국민의 정보를 다루는 만큼 '제로 톨러런스'(무관용) 원칙 아래 대표이사가 직접 보안 대책 수립과 시행에 나서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CEO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급결제 시장 변화와 사이버 침해사고 같은 도전적 환경 속에서 근본적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전업이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보보호, 소비자 중심 경영, 건전성 관리, 혁신투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권의 해킹 사고를 언급하며 "소비자 정보보호를 위한 지출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금융업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투자"라고 말했습니다. 또 "신용카드는 국민 모두가 이용하는 보편적 결제수단"이라며 "튼튼한 은행에 예금을 맡기듯, 정보보안이 취약한 금융회사는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비자 친화적 업무 개선도 주문했습니다. 이 원장은 "침해사고 등 긴급 상황에서 소비자가 카드 사용 중지와 재발급 등 방어권을 적시에 행사할 수 있도록 앱·홈페이지·콜센터 등 접근 채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또 "장기 연체차주 소액채권 소멸시효 연장 자제, 고령층 카드포인트 활성화 등 소외계층 배려에도 힘써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원장은 "영업경쟁 과정에서 중고차 대출사기 등 금융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며 "내부통제를 내실화하고 법·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달라"면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연체율 상승을 감안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되, 중·저신용자 자금조달이 위축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원장은 "성장둔화 국면에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은 절실하다"며 "여전사가 신기술금융업을 통해 스케일업 기업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국민이 여전사의 안전성에 신뢰를 잃는다면 업권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여전업의 출발과 끝은 소비자 중심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전사 CEO들은 "취약차주 보호와 중소벤처기업 자금공급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부동산 PF 정상화, 가계부채 관리, 지급결제 혁신에 힘쓰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이들은 "결제시장 경쟁 심화와 경기 둔화로 수익성이 저하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사항을 전달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