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한국증권금융이 자본시장 유동성 공급액을 지속 확대하고, 해외주식을 담보로 신규 취급해 증권사의 보유증권 활용도 개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창립 7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증권금융은 그간 자본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며 "앞으로는 시장 발전을 지원하는 성장판으로서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3대 경영전략(시장 안전판 역할 강화·글로벌화·디지털화)의 성공적 이행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먼저 시장 안전판 역할 강화를 위해 자본시장 유동성 공급을 지속 확대합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약 31조7000억원을 금융투자업계에 공급했고, 대형사에는 중장기 여신을, 중·소형사에는 신용여신 한도를 증액하는 등 맞춤형 자금 공급으로 실효성을 높였습니다.
또 해외투자 확대 추세를 반영해 외화주식을 담보로 취급, 증권사의 보유증권 활용도를 높일 예정입니다. 위기 상황에 대비해 ‘위기 대응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마련, 증권금융 자체 재원으로 3조원+α를 즉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으며 외화 투자자예탁금을 활용한 외화 유동성 공급도 가능하도록 준비했다는 설명입니다.
글로벌화 전략도 강화합니다. 외화 업무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전문 인력을 추가 채용해 외화 RP(환매조건부채권) 거래 상대방 확대, 외화채권 운용 다변화, 외화사채 발행 등 외화 조달 경로 확충 방안을 검토합니다. 창립 70주년을 계기로 열리는 다자간 협약식은 향후 ‘글로벌 증권금융 포럼’으로 정례화해 제도 발전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디지털화 전략 역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연간 정보기술(IT) 예산을 2022년 151억원에서 2025년 530억원으로 대폭 확대해 비대면·모바일 전용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최근에는 우리사주 '시장매입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사주조합이 보다 편리하게 주식을 매수하도록 개선했습니다. 또 '디지털 신기술 공모전', 'AI 혁신리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가상자산과 자본시장의 결합에 대비한 역할 변화 연구 용역도 추진 중입니다.
한국증권금융은 수익 기반 다변화와 이익 증대를 통해 올해도 견실한 이익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기자본은 2022년 3조원에서 2024년 3조8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4조원 달성이 예상됩니다. BIS비율도 같은 기간 21.43%에서 23.85%로 개선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본시장 유동성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모험자본 공급 정책에 맞춰 금융투자업계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2026년까지 중간배당을 도입해 주주 친화적 정책을 확립할 계획입니다.
한국증권금융은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30일 국제컨퍼런스와 세계 증권금융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국제컨퍼런스에서는 한국 자본시장의 당면 과제와 글로벌 자본시장의 발전사를 논의하고, 협약식에서는 한국·중국·일본·태국·인도네시아 등 5개국 증권금융회사가 다자간 협력을 약속합니다. 이를 통해 국내외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자본시장 발전과 글로벌화 전략을 함께 논의한다는 계획입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국내외 영업 인프라 확충도 진행됩니다. 증권금융은 정부가 경기 남부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8월 수원 광교에 '중부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인공지능(AI) 기업과 지역 내 상장기업·기업공개(IPO) 기업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기존 홍콩 사무소를 홍콩 법인으로 전환해 내년 1분기 설립을 목표로 국내 증권사의 해외 사업 지원을 확대합니다.
김 사장은 "증권금융은 자본시장의 위기 때마다, 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과 예탁금의 안전한 보관 등을 통해 시장이 신뢰를 유지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며 "증권금융은 이러한 지난 7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고 나아가 자본시장의 더 나은 미래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16일 창립 7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증권금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