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17일 조희대 대법원장은 21대 대선 당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나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에 대해 "대법원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는 의혹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한 전 총리와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겁니다.
여권의 사퇴 압박을 받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입을 굳게 다문 채 퇴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최근 정치권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한 대법원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 사건과 관련해 "한덕수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최근 정치권 등에서 조 원장이 한 전 총리 등과 만나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법원장은 위 형사 사건과 관련하여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 교육센터에서 주재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이 대선 직전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꺼냈습니다. 정 대표는 "내란 특검은 제기된 충격적인 의혹에 대해서 수사해야 한다"며 "정치적 편향성과 알 수 없는 의혹 제기 때문에 사퇴 요구가 있는 만큼 대법원장의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이런 의혹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가 만났다'는 제보를 언급하면서 제기됐습니다.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가 윤석열씨의 파면 결정 사흘 뒤인 지난 4월7일 오찬을 가졌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한 전 총리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한 전 총리 측은 "헌법재판소의 윤씨 탄핵 결정 이전과 이후를 막론하고 조 대법원장과 회의나 식사를 한 사실이 일절 없다"고 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