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내년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서울입니다. 이른바 '소통령'이라 불리는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은 탈환을, 국민의힘은 수세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전망입니다. 단박에 대권주자로 거듭날 수 있는 서울시장직을 노리는 범여권 인사들의 물밑 작업도 치열합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항마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김민석 국무총리 차출론부터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 출마설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습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범진보 진영의 인물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서울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박주민(은평갑)·박홍근(중랑을)·서영교(중랑갑)·전현희(중구성동갑) 의원(가나다순)입니다. 원외 인사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과 조국 비대위원장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내가 차기 서울시장"…몸풀기 시작
현역 의원들은 내년 선거 채비를 시작했습니다. 전현희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글로벌 K-서울 도시정책 포럼' 발족식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현재 서울시의 문제점을 짚고,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정책 제안이 이뤄졌습니다. 앞서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을에 당선된 바 있는 전 의원은 유력 후보로 꼽힙니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해 출범한 민주당 서울시당 산하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오 시장의 시정을 점검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박 의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재지정, 한강버스 실효성, 싱크홀 등을 지적하며 오 시장 때리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박홍근 의원은 최근 공보용 메신저 방을 개설하면서 서울시장 출마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서울 중랑갑에서만 내리 4선에 성공한 서 의원의 경우 당내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으로 오 시장 관련 의혹을 제기해 왔고, 특검을 관철시키기도 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공장촌'이었던 성수동을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시킨 인물로 몸값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당에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내비친 인물은 많지만 경쟁력에는 의문이 잇따릅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인기가 있을지 몰라도 서울시민에게 대중적 인지도는 약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정치권 분석입니다.
여권의 인물난 속 강훈식 실장과 김민석 총리 차출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명정부 초반을 이끌어가는 인물인 만큼 서울시장 출마 시 힘이 실리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특히 김 총리는 '서울 영등포을'을 지역구로 둔 4선 의원이기도 합니다.
다만 김 총리는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내년 지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의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여의도에서는 김 총리가 내년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도 나돕니다. 내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대표의 유임 도전이 유력한 터라, 김 총리라는 카드를 놓고 서울시장이냐 당대표냐 저울질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특히 내년 민주당 차기 당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이 쥐어지는 자리라는 점에서 김 총리로서도 향후 대권을 생각한다면 지나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뺏기면 끝"…조국까지 넘본다
여야가 서울시장직에 혈안이 된 이유는 '수도'라는 상징성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행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서울을 누가 차지하느냐는 상당한 의미를 가집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정작 서울시장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그 의미가 약해질 수 있다"며 "내년 지선에서 서울시장은 꼭 탈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4선인 오세훈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을 넘어설 인물이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비교적 '보수세'가 강한 서울 지역 특성도 감안해야 합니다. 실제 지난 21대 대통령선거 당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55%)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9.94%)의 서울 득표율을 합치면 51.49%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47.13%)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1.27%)의 득표율인 48.4%를 약 3%포인트 앞질렀습니다.
서울시청. (사진=김성은 기자)
내년 지선에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오 시장이 아닌 나경원 의원을 공천할 수 있다는 점을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만큼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조 비대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도 주요 변수입니다. 조 비대위원장은 "내년 6월 선거 때 국민 심판을 받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지방선거 혹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인지, 어떤 지역에 출마할지를 콕 집진 않아 서울시장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 비대위원장이 향후 대권 가도를 걷기 위해서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하지 않겠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조 비대위원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 범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 조건으로 합당까지 거론될 전망입니다. 다만 조 비대위원장의 '서울시장 경쟁력'에 의구심이 여전합니다. 범여권의 한 의원은 "지선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이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조 비대위원장이 중도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