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퀄컴이 24일(현지시간) 업그레이드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를 공개하면서 이것이 탑재될 갤럭시S26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내년 초 갤럭시S26 출시를 앞두고 스마트폰에서 확장현실(XR)까지 삼성전자와 퀄컴의 협력 범위가 늘고 있습니다. 다만 삼성 입장에서 퀄컴 AP의 가격과 파운드리 실적 개선을 위해 자체 AP 엑시노스2600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점은 부담입니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사진=퀄컴)
퀄컴은 자사의 플래그십 칩셋을 공개하는 정기 행사 ‘스냅드래곤 서밋 2025’를 개최하고 차세대 AP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를 지난 24일(현지시간) 공개했습니다. 역대 가장 빠른 중앙처리장치(CPU)인 퀄컴 오라이온 CPU를 탑재해 성능을 이전 세대보다 약 20% 높였고, 그래픽처리장치(GPU)도 새로운 퀄컴 아드레노 GPU를 탑재해 그래픽 성능을 개선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능입니다. 온디바이스 멀티모달 AI 모델이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사용자 맞춤형 추천 및 작업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은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는 개인화된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용자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함께하며 모바일 경험의 중심이 되도록 지원한다”며 AI 기능에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올해 스냅드래곤 서밋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퀄컴과 삼성전자의 긴밀한 동행입니다. 양사는 갤럭시 S24에 퀄컴의 AP를 탑재하며 ‘AI폰’ 시대를 열었고, 그 파트너십은 갤럭시 S25와 갤럭시 Z 폴드7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기조연설에서 갤럭시 S25 울트라로 AI 기능을 시연하며 “훌륭한 기기를 만들어준 삼성전자 최원준 사장(MX사업부 개발실장)에게 감사드린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도 퀄컴과의 협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최 사장은 “삼성은 퀄컴과 협력해 올해 말까지 4억 대 이상의 기기에 갤럭시 AI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스마트폰을 넘어 PC, 웨어러블, 확장현실(XR) 등 갤럭시 전체 생태계로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에 퀄컴의 AP가 탑재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자체 AP인 ‘엑시노스 2600’ 적용을 준비 중입니다. 퀄컴 AP 의존도를 낮춰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자사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겨 DS부문의 적자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엑시노스 2600 수주는 삼성 파운드리에 필수 과제”라며 “2나노 공정 경험을 쌓고 수율을 확보해야 다른 업체 수주로 이어지고,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애플이 초슬림 스마트폰 ‘아이폰 17 에어’를 출시하고 내년 폴더블폰 출시도 예고하는 등 갤럭시 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삼성이 AI 스마트폰에서 경쟁력 우위를 이어 나가야 한다는 점 또한 명확합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비자 경험이 단절되고 애플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면 경쟁사로 떠나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