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중국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습니다. 플랫폼·툴(도구)·제작사가 삼각편대를 이루며 대량생산, 고속 유통, 조기 수익화 구조를 빠르게 구축한 덕분입니다. 반면 이제 첫발을 뗀 한국은 산업화 스케일, 정책 프레임, 윤리 가이드 측면에서 로드맵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중국 AI 콘텐츠 제작 시장은 중국 숏폼 플랫폼 시장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AI 콘텐츠 제작 기업들은 제작·유통·수익 구조를 장악한 중국 플랫폼에 빠르게 합류했습니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은 단편드라마 저작권센터를 신설했고, 중국 숏폼 플랫폼 콰이쇼우는 크리에이터 육성과 경진대회 등으로 제작 역량을 흡수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 링징AI 등 중국 AI 콘텐츠 기업은 숏폼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현장 제작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선점해 나가는 중입니다.
중국 플랫폼 기업은 제작 단가와 속도 면에서 유리하다는 이유로 AI 콘텐츠 기업과 손을 잡고 있습니다. AI 콘텐츠 기업의 합류로 회당 50만~80만위안(9843만~1억5748만원)까지 치솟던 제작비는 작품당 10만~15만위안(1968만~2953만원)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제작 속도도 20배 빨라져 월 20~30편 제작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AI 콘텐츠 제작 시장이 빠르게 체계를 잡는 중국과 달리 국내는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한국은 툴과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AI 콘텐츠 제작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생성형 AI 영상 툴을 앞세운 크레에이터, 브랜드의 실험이 주를 이룹니다. 그나마 스푼랩스가 운영하는 숏드라마 플랫폼 비글루가 AI를 전면 도입한 숏드라마 2편을 공개한 게 국내 최초 사례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 숏드라마 시장은 실사 촬영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AI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저작권, 딥페이크, 초상권 등 핵심 이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규제 집행 체계가 일관되게 정비되지 않아 제작자, 광고주, 플랫폼이 안심하고 투자를 확장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숏폼 제작 업계는 국내에서도 AI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제작, 툴, 유통을 아우르는 밸류 체인 설계와 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신뢰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숏폼 제작 관계자는 "중국은 AI 숏폼 제작이 활성화되고 기업화 되는 반면 국내는 이제 발걸음을 뗀 정도"라며 "투자를 받으려 해도 규제 가이드라인이나 법제 관련 부분이 확실하지 않아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최초 AI를 전면 도입한 숏드라마 두 편. (이미지=비글루)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