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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0일 16: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허서홍
GS리테일(007070) 대표가 최근 지주사
GS(078930)의 추가 지분 확보로 그룹의 후계 구도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나, 회사 실적 정체와 투자 공백으로 경영 성과를 입증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주사에서 오랫동안 미래사업 투자 경험을 쌓은 만큼 GS리테일에서 투자 DNA를 어떻게 발휘할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GS그룹)
지주사 지분 확대로 후계 입지…경영 성과는 여전히 답보 상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은 아들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에게 GS 주식 50만주(약 260억원)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허 대표의 지분은 기존 2.11%에서 2.64%로 상승하며 그룹 내 차기 총수 후보군으로서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허 대표는 올해 GS리테일 수장으로 선임된 이후 지분 확대 효과까지 더해지며 허태수 회장에 이은 차기 후보자 중 한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분 확대와 달리 경영 성과 입증은 쉽지 않다. 올 상반기 GS리테일 연결 매출은 5조73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49억원으로 7.76% 감소했다. 특히 2분기에는 경쟁사
BGF리테일(282330)(CU)에 처음으로 매출·영업이익·점포 수 모두에서 뒤지며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부문은 2년째 감익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편의점 업계 전반 점포 효율화가 진행됨에 따라 동사 역시 점포 순증보다는 비효율 점포 폐점에 주력하고 있으나 슈퍼와 홈쇼핑의 실적 개선 대책이 아직 구체적이지 않은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현금 여력은 늘었지만 투자 확장엔 부담
GS리테일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편의점, 슈퍼, 홈쇼핑 등 전통 유통사업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온라인·플랫폼 경쟁이 심화되고 AI·물류 혁신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GS리테일은 그동안 펫사업, 간편식(HMR), 배달앱 업체 등을 인수합병(M&A)하며 신사업 확장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쿠캣을 마지막으로 신규 투자는 멈춘 상태다.
허 대표가 지주사에서 쌓은 벤처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리테일에서 실적 위기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그는 지주사 재직 당시 GS그룹의 바이오 신사업으로 자리잡은 휴젤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사업 확장과 미래 전략사업 발굴 능력을 인정받았다. GS리테일 합류 이후 경영전략SU(서비스유닛)장을 거쳐 1년 만에 대표직에 오른 것도 이러한 성과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투자 여력은 점차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004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을 포함하면 2395억원이다. 유동비율은 2023년 69.1%에서 지난해 78.0%, 올 상반기에는 81.2%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2021년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한 위대한상상(요기요)의 투자 후유증이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요기요는 인수 직후인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GS리테일이 보유한 요기요 지분(24%)의 장부가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538억원으로 인수 당시(3076억원) 대비 80% 이상 평가손이 발생했다. 투자 손실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며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허서홍 대표가 지주사에서 벤처투자를 주도했던 경험은 있지만 본업의 부진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GS 측은 <IB토마토>에 “증여에 따른 지분율 변동일 뿐 후계 구도가 정해진 바는 없다”며 “추가 투자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