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미 3500억달러 선불 철회 '유의미한 진전'"

G20 동행기자단 간담회…"베선트, 한국 상황 잘 이해하고 있어"

입력 : 2025-10-17 오전 7:13:00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계기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양자간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에 대한 미국 측의 선불 지급 요구와 관련해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며 미국이 선불 요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구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어제 주요 20개국(G20) 회의장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났다"면서 "(미국이 한국에게) 3500억달러를 '업프런트'(up front·선불)하라고 했을 때 한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을 베선트 장관이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내부적으로 (통상 협상 주체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을) 미국 측이 이해하고 있으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우리에게 좋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 부총리는 '선불 지급 요구 철회 가능성과 관련해 유의미한 진전이 있다는 의미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러트닉과 7월 말에 만나고 안 만났다. 제 (협상) 창구는 베선트"라면서 "(베선트에게) 내부에 (한국 입장을) 이야기해달라고 했으니 그 부분은 (미국 측의) 언더스탠딩이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굿 사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서는 "베선트 장관은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한국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다고 느끼고 있다"며 "베선트 장관이 한국 외환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미국이 할 수 있는 협력이나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우리와 소통을 잘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통상 협상은 러트닉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는 것"이라며 "협상에 따라 필요한 외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화스와프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고 많이 할 수도, 적게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 '원 오브 뎀'이 통화스와프"라며 "지금 시점에서 이게 완전히 필요하다고, 필요 없다고, 많이 하고 적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상호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펀드 조성에 합의했지만 투자 방식, 수익 배분 등을 두고 이견을 나타내 양해각서(MOU)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관세 성과를 열거하면서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 "한국은 3500억달러를 '선불'로 합의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진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