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T 김영섭, 국감 논란 뒤로…팔란티어 이어 MS도 만난다

낙하산 논란·해킹 사태 겹치며 리더십 흔들
팔란티어 이어 MS까지…김영섭 대표 대외 행보로 반전 시도
정권 입김·관리 부실 지적 속 "신뢰 회복이 급선무" 목소리도

입력 : 2025-10-21 오전 11:43:0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행보로 대외 활동을 택하고 있습니다. 최근 낙하산 인사 논란과 대규모 해킹 사태로 국감에서 갖은 고초를 겪은 가운데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인데요. 팔란티어와 회동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만남도 앞두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위기를 뒤로 한 채 이미지 개선용 행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21일 KT(030200) 안팎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해킹 사태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이후, MS와 회동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김영섭 KT 대표(오른쪽)와 사티아 나델리 마이크로소프트 CEO 겸 이사회 의장이 2024년 9월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KT)
 
MS는 김 대표가 취임 이후 추진해온 AICT 기업 전환 전략의 핵심 파트너입니다. KT는 지난해 9월27일 MS와 전략적 파트너십 약정을 체결하고, 2029년까지 한국형 AI 모델 공동개발, 한국형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 출시, 글로벌 시장 진출 등 다방면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전략적 파트너십 약정 기반으로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IDC) 등 인프라를 공급하기로 협정을 맺었습니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뤄지는 이번 MS와 회동은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며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더불어 파트너십 체결 당시 맺어진 클라우드 이용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도 전해집니다. KT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KT클라우드와 MS 간 클라우드 이용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KT 내부 전산을 애저로 돌리는 것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KT 측은 "CEO의 구체적 일정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왼쪽)와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가 한국에서의 첫 CEO 회동을 진행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MS 회동에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4일 팔란티어 알렉스 카프 CEO와도 만났습니다. 양사는 지난 3월 데이터 분석과 AI 솔루션 협력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이번 회동에서는 그간 추진한 프로젝트의 성과를 점검하고 국내 기업 확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다만 대외 활동을 강화하는 김 대표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각종 악재 속 이미지 쇄신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KT CEO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건진법사 청탁설에다 올해 해킹 사태가 맞물리며 최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앞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대통령 내외(윤석열·김건희)와의 친분을 내세워 KT CEO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는데요. 당초 후보군에 없던 김영섭 대표가 KT의 소유분산 지배 구조를 틈타 선임되면서, 결과적으로 정권 입김이 작용한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특히 정권 교체 이후에는 윤석열정부가 앉힌 비적합한 인물이라는 지적이 크게 불거졌고, 국회에서는 이러한 인사 구조가 결국 관리 부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방위 관계자는 "비전문가 체제하에 조직 내 통제력이 약화됐고, 그 결과 이용자 피해로까지 번진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과 보안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섭 대표가 AICT 기업으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대외 협력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인데요. 보안 사고와 경영 신뢰도 하락 속에서 이뤄지는 이러한 글로벌 행보는 근본적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 전직 고위 관계자는 "지금 KT에 필요한 것은 글로벌 협력보다 국내 이용자 신뢰 회복"이라며 "신뢰가 무너지면 어떤 기술 전략도 설 자리가 없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지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