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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9일 16: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IT 서비스 업체 
지어소프트(051160)가 자회사 지어솔루션을 통해 보유한 토지 등 자산을 유휴 상태로 놔두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 극대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어소프트는 2022년 배터리용 니켈도금강판 사업 추진을 위해 자회사 지어솔루션을 설립해 토지와 자본을 확보한 바 있다. 현재 지어솔루션의 니켈도금강판 사업은 진행이 중단된 상태로 파악된다. 유휴 자산은 순이익 증대 기회를 놓치게 되고, ROE 상승 잠재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에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지어소프트)
 
 
 
사업 지연에 유휴 토지 방치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어소프트 산하의 니켈도금강판 사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로 파악된다. 지어소프트는 지난 2022년 니켈도금강판 사업 진출을 위해 100% 자회사 지어솔루션을 설립한 바 있다. 사업 중단 여파에 지어솔루션이 지난해 매입했던 대구 소재 니켈도금강판 공장 부지도 유휴 상태로 방치된 상태다.
 
사업 중단 배경에는 여러 사유가 있다. 니켈도금강판 원료 확보가 어려운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후퇴 현상) 도래로 사업 동기가 약해진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니켈도금강판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타 니켈도금강판 업체가 업황 악화로 인해 양산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고려하면, 지어솔루션이 철강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어소프트는 지어솔루션에 출자금을 대기 위해 최대주주의 지원까지 받았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2022년 1월 지어소프트 제3자 배정 유상증자(150억원 규모)에 참여했다. 지어소프트는 최대주주로부터 조달한 증가 자금에 자체 자금을 보태어 지어솔루션에 총 250억원을 출자했다. 지어솔루션이 매입한 토지의 장부가격은 260억원으로 출자금 대부분이 토지 매입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유휴 토지는 ROE(자기자본이익률)을 끌어내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토지가 생산 시설 구축 등 생산적 활동에 활용돼야 순이익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ROE 극대화 기회가 줄면 기업가치 역시 침해받을 수 있다. 보통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는 ROE 등 지표로 평가된다. ROE가 기업 영업의 효율성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ROE는 자기자본(자본총계) 대비 순이익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ROE가 높을수록 기업 자본이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한다고 이해된다. 이에 다수 기업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ROE 극대화를 선택했다.
 
 
높은 자산 기여도 대비 낮은 순이익 기여도
 
사업 중단에 따라 해당 토지는 지어소프트의 연결 기준 자산 가치 증대에만 기여할 뿐 순이익 증대에 기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어솔루션이 보유한 유휴 토지는 지어소프트 연결 자산총계의 11%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지어솔루션의 자산총계는 352억원으로, 토지 매입이 있었던 지난해 상반기(349억원)와 변동이 거의 없다. 감가상각이 없는 토지의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토지는 자산재평가를 통해서만 장부 가격을 높일 수 있어 자산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바도 제한적이다.
 
반면 지어솔루션의 매출과 순이익이 모회사 연결 재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 3% 수준에 불과하다. 토지 매입 이후 사업이 진척되지 못한 탓에 현재 매출이 없고, 올해 상반기 3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해서다. 보유 자금 등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 등이 순이익 원천인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의 유휴 토지가 모회사 연결 자산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자회사의 자산이 모회사의 자본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실제 지어소프트의 ROE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어솔루션의 올해 상반기 연결 반기순이익은 12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3억원)에서 변동이 없었다. 핵심 자회사인 오아시스의 순이익 감소가 총 순이익 정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동시에 회사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상반기 2041억원에서 올해 2192억원으로 뛰었다. 이에 ROE는 지난해 6%에서 올해 5.7%로 하락했다.
 
이에 유휴 자산을 자본 효율성 반등에 투입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시점에서 유휴 토지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철강업계에서는 니켈도금강판 사업이 쉽게 뛰어들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을 들어 지어솔루션의 매출 발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원래 목적으로 토지가 사용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IT와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삼는 지어소프트 특성상 유휴 토지가 기존 사업에 유용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지어소프트 측은 <IB토마토>에 “현재 니켈도금강판 사업은 보류 상태로, 철강 업황 등 여러 사안의 상황을 살펴보는 중이다. 이에 유휴 부지에 대한 별도의 활용 계획이 세워진 상태가 아니며, 지어솔루션 역시 현재 사업 보류 상태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