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기호 선임기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4일 뉴스토마토 <이광재의 끝내주는 경제> 부동산 토론에서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며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지사는 “2021~2025년 기준 OECD ‘인구 1000명당 주택수’를 보면 서울은 336으로 일본 도쿄(575), 영국 런던(424), 프랑스 파리(676), 독일 베를린(559), 미국 워싱턴DC(541), 캐나다 오타와(420), 이탈리아 로마(531)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이 전 지사는 “서울시의 30년 이상 노후 주택 비율은 2024년 기준 28.3%, 30년 이상 아파트 비율은 2023년 기준 25.7%”라고 말하고, 자가 주택 비율(2022, 2023년 기준)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는 56.4%로 65~70% 수준인 G7과 비교할 때 많이 낮다”고 꼬집었습니다.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에서도 이웃나라 일본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 전 지사는 “서울이 24.52배인데 반해 도쿄는 15.47배, 우리나라 22.56배, 일본 11.29배”라고 말하고, “종합부동산세와 보유세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전 지사는 수도권 공급 방안으로 “마곡·김포·강화·일산·파주로 이어지는 성장 거점”을 제안하고, “여러 지표를 봤을 때 수도권·지방의 동시 발전 전략에는 대타협이 필요하다”며 “수십만 평씩 되는 지방의 대학을 일·교육·의료·문화가 공존하는 콤팩트 도시로 만들자”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전 지사는 “부동산정책도 전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듣고 다시 설계해야 한다”며 “AI 시뮬레이션 같은 과감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조급해 말고, A팀·B팀을 만들어 반대 의견을 듣고, 숙성한 내용을 발표하면 국민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정성훈 대구가톨릭대 교수, 정승일 박사, 심충진 건국대 교수가 부동산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 뉴스토마토)
한편, 정성훈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부동산 문제 해결은 균형 발전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인구 감소에 따른 부동산 하락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있지만, 2045년 인구도 4500~4600만명이고 외국인 500만명이 공백을 메우면 주택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유휴부지 용도 변경 등의 법제도 개선을 통해서 대학을 통한 콤팩트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승일 박사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아니라 지방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시제품은 수도권에서 개발하고, 대량생산은 지방에서 하면 된다”며 “RE100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 공급이 안 되는 경기도 용인의 반도체산업단지를 취소하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으로 옮기는 게 국토 균형 개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말해 주목받았습니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방재정자립도에서 서울은 74%, 경기도 55%이지만, 전국적으로는 43.2%”라고 소개하고,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재원이 더 필요하다”며 “소득세와 법인세 다 합치면 180조원 정도인데, 이 중 10%를 지방소비세처럼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기호 선임기자 acts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