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테카바이오, 채무 막기 유증…흥행은 미지수

6년째 돈 못 벌어…자본완충력 고갈 중
CB 돌려막기·단기차입 확대…243억은 '시간 벌기'용?
발행주식 59% 신주 쏟아내는데…시장 반응은 '물음표'

입력 : 2025-11-07 오후 4:00:49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솔루션을 통해 후보물질 발굴과 최적화를 지원하는 기술 기업인 신테카바이오(226330)가 약 24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흥행은 미지수입니다. 유상증자로 확보할 자금의 약 80%가 채무상환 용도로 책정돼 있는 가운데, 반기 재무제표는 영업현금 지속 유출·유동비율 붕괴·자본총계 급감이 동시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단기유동성 버티기 위한 유증…채무상환 192억원 배정
 
신테카바이오는 5일 공시한 투자설명서에서 12월11~12일 구주주 청약, 12월16~17일 일반공모 순서로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1주당 예정 발행가액은 2700원, 예정 조달액은 총 243억원입니다. 미청약 잔여물량은 대표 주관사인 상상인증권(001290)(잔액 인수비율 55%), SK증권(001510)(25%), 한양증권(001750)(20%)이 잔액인수합니다. 
 
신테카바이오의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는 지속적인 영업손실, 유동비율 급락, 자본총계 축소, 영업현금흐름 적자가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이번 유상증자로 기존 주식의 약 59%에 해당하는 900만주가 새로 발행될 예정인데, 유증으로 확보한 243억원은 채무상환 192억원, 시설자금 23억원, 운영자금 28억원에 배분될 예정으로 이는 성장 투입이라기보다 만기·유동성 관리 성격이 강합니다. 
 
올해 반기 말 영업수익은 12억원 수준에 그쳤고, 영업비용은 72억원으로 영업손실 60억원과 순손실 11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2019년 52억원, 2020년 71억원, 2021년 89억원, 2022년 118억원, 2023년 123억원, 2024년 143억원으로 6년 연속 영업손실이 누적돼 왔습니다. 영업적자 규모가 매년 확대돼 사업 구조 자체가 적자 고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비용이 누적되는 흐름입니다. 
 
현금성자산은 2022년말 353억원에서 올해 반기 말 102억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영업현금흐름 악화와 현금 감소가 겹치며 유동성 위험이 커진 상태입니다. 유동자산이 109억원인데 유동부채가 245억원으로 유동비율이 약 44%에 불과해 단기부채를 자체 유동자산으로 감당하기도 어려운 구조입니다. 특히 총차입금은 전년말 73억원에서 올해 반기 198억원으로 약 2.7배 급증했는데, 이 중 단기차입금 신규 유입이 13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유동성 전환사채 66억원도 추가 부담입니다. 회사는 지난해 상상인저축은행에서 조달한 단기차입 120억원의 만기가 3개월로 짧아 연장 부담이 있어 이 중 100억원을 2025년 9월 만기 3년 전환사채로 차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249억원에서 올해 6월말 141억원으로 크게 축소됐고, 미처분결손금은 763억원에서 874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자기자본비율도 57.1%에서 34.4%로 떨어지며 재무완충력이 크게 약화된 모습입니다. 2022년 85억원, 2023년 81억원, 2024년 105억원, 2025년 반기 56억원 등 수년간 영업활동현금은 줄곧 유출이 이어져왔습니다. 영업으로 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단기차입 등 외부 조달에 기대어 회사가 유지되고 있는 형태입니다. 
 
"성장은 나중, 당장 만기부터" 신테카바이오, 유증 흥행은 미지수
 
최근 1년 공시만 봐도 회사는 만기 전 전환사채(CB)를 사들였다가 다시 일부를 되팔고, 기존 CB를 새 CB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부채를 '돌려막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9월 발행한 100억원 CB는 상상인저축은행(90억원)과 세종산업(10억원)이 가져갔고, 같은 날 발행된 35억원 사모사채를 인수한 곳은 다름 아닌 이번 유증 잔액인수 주관사이자 상상인저축은행 계열사인 상상인증권입니다. 상상인증권은 "신테카바이오 측과 특수관계는 없다"며 "유상증자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1월 금융위원회 등이 발표한 '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인 신테카바이오(7일 종가기준 781억원, 952위)가 시가총액 600억원을 하회하게 될 경우 내년부터는 매출액 30억원, 2029년부터 매출액을 100억원 이상 달성해야 관리종목으로 지정받지 않습니다. 신테카바이오는 2019년말 기술특례 상장한 기업으로,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해도 즉시 환기종목 지정은 되지 않지만 관리종목 지정 위험 유예기간이 올해 종료됩니다. 이 때문에 거래소 규정상 향후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회사 사정이 워낙 어려우니 유상증자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청약이 흥행일지는 미지수이고, 일반주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하든지 포기하든지 선택의 기로에 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테카바이오 측은 "지난해까지는 연구개발과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했고 하반기부터는 계약 기반 매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가 희석 우려에 대해서는 "추가 계약 확보와 매출화를 통해 실적 가시성을 높이고 주가 관리를 강화해 주주 부담을 줄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BS를 구글 GPU 기반 클라우드와 연동한 환경 구축은 즉각적인 매출 효과라기보다 서비스 환경 확장 기반을 마련한 것이며, 향후 추가 비즈니스 협업 기회로 봐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신테카바이오 회사 로고. (이미지=신테카바이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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