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DL이앤씨(375500)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되면서 업체별 희비가 갈렸습니다. 플랜트·주택 부문 원가율 개선과 준공 효과를 본 건설사들은 실적 반등에 성공한 반면, 해외 현장 손실과 일회성 비용에 직면한 건설사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습니다.
개별 기업별로 살펴보면 성적표가 확연히 엇갈렸습니다. GS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3곳은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81.5%, 40.1%, 53.8% 뛰었습니다.
GS건설은 영업이익 1485억원, 매출 3조2080억원을 달성하며 주요 대형 건설사 가운데 매출과 이익이 동반 상승한 유일한 곳이 됐습니다. 실적 변동성이 높았던 플랜트와 신사업 부문의 실적 정상화에 따른 것으로 모든 사업부가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GS이니마 매각으로 재무구조 효과가 개선되며, 주택 공급 감소에 따라 매출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플랜트 매출 본격화로 향후 안정적인 실적이 전망됩니다.
정부 주택 수요 규제·해외 수주 변수로
DL이앤씨는 매출 1조9070억원, 영업이익 1168억원을 올렸습니다. 주택 부문에서 원가율이 1년 사이 92.3%에서 82.6%로 약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향후 신규 수주 지연, 본사 플랜트 원가 상승, DL건설 주택 대손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주택 수요 규제와 발주 지연을 반복하는 화공플랜트, 보수적인 영업 전략 등을 고려했을 때 외형 성장에 대한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출이 1조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53.8% 늘었습니다. 서울원 아이파크와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 같은 대규모 현장의 매출이 인식됐고, 수원 아이파크시티 10~12단지 준공 효과가 더해지며 이익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향후 파주메니컬클러스터와 1H26 천안아이파크시티 3~6단지 등 대형 준자체 현장의 추가 착공에 따른 주택 부문의 동반 성장이 예상됩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영업이익이 11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0% 급락했고, 매출도 3조900억원으로 31.1% 쪼그라들었습니다. 삼성전자로부터 수주한 국내외 하이테크 시설 주요 공정들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면서 건축 부문 매출이 1조4800억원이나 빠진 것이 주된 배경입니다. 다만 삼성전자 P4 Ph4 마감 공사 실적 반영과 카타르, UAE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 매출 기여가 확대되고, 기 분양 주택 현장의 매출 효과로 실적은 점진적으로 반등 추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현대건설은 매출 7조8265억원, 영업이익 1035억원으로 1년 전에 견줘 각각 5.2%, 9.4% 줄었습니다. 특히 바로 전 분기인 2분기 영업이익 217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사우디 플랜트 현장의 간접비 증가와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이 진행 중인 폴란드 플랜트에서 발생한 본드콜 손실 약 1700억원이 직격탄으로 작용했습니다. 해외 주요 현장의 클레임 협상과 손실이 내년에도 실적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그러나 2020년~2022년 착공한 현장의 높은 매출 비중으로 수익성 개선과 함께 내년에는 불가리아 원전 2기 EPC 계약과 Fermi 원전 1~2기 EPC 계약이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 성장성은 있다는 평가입니다.
대우건설 역시 매출 1조9906억원, 영업이익 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9.1%씩 하락했습니다. 이라크에서 공사 기간이 늘어지며 발생한 비용 490억원, 쿠웨이트 사후관리 비용 130억원 등 토목·플랜트 관련 지출이 컸습니다. 여기에 충당금 220억원, 나이지리아 세금 400억원 등 영업 외 대규모 비용까지 겹치며 실적 압박을 받았습니다. 해외 수주 성과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택 분양 사업 수익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향후 주택 분양 실적과 원전 수주 파이프라인 확대가 실적 개선에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