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K-방산이 미래 해군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자율 무인수상정(US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군사·해양 산업이 자율운항 체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기술 협력과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지난 9월 ‘2025 대한민국 해군 관함식’에 참가한 해군 무인수상정이 고속 기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HD현대는 최근 미국의 AI 방산기업 안두릴과 손잡고 자율 무인수상함 시장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HD현대가 플랫폼 건조를 맡고, 안두릴이 자율 임무 수행 솔루션을 적용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사는 무인수상함의 시제함 개발과 건조를 내년까지 마무리한 뒤 미국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입니다.
무인수상정은 기뢰 탐색·제거, 해상 감시·정찰, 전투 임무까지 수행하는 미래 해군의 핵심 자산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시장 전망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무인수상정 시장은 2022년 9억2000만달러(약 1조3500억원)에서 2032년 27억달러(약 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무인수상정 시장이 포함된 ‘자율운항선박(Autonomous Ships)’ 시장은 2023년 89.3억달러(약 117조원)에서 2033년 217.6억달러(약 280조원)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연평균 성장률은 9.5%에 달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화도 미 AI 자율운항 솔루션 기업 해벅AI와 협력해 글로벌 해양 무인체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양사는 지난달 하와이 인근 해역에 대기 중인 해벅AI의 무인수상정을 한국 거제에서 원격 통제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시연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LIG넥스원 역시 2015년부터 자체적으로 무인수상정 시리즈 ‘해검’을 개발해 왔으며, 지난해 9월에는 정찰용 무인수상정 체계개발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한국형 해상 무인화 전력 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도 산업계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달 초 ‘AI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2026년부터 2032년까지 국제해사기구(IMO) 기준 레벨4(완전자율) 기술개발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개발 범위에는 무인 항해, 기관 자동화, 운용 기술, 검·인증 및 실증 기술 등이 포함됐습니다. 한국은 그동안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자율운항선박 레벨3에 해당하는 기술을 확보해왔으며, 관련 국제 표준 제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업계에서는 자율 무인수상정이 미래 조선·방산의 주력 사업 분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양 전력이 유·무인 복합체계로 빠르게 전환하는 만큼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정부 지원도 강화되는 만큼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