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키움증권이 걸어온 길이 모험자본 선례"…발행어음 역할 당부

금감원, 5호 발행어음 사업자 '키움증권' 영업 현장 방문 점검
"수치상의 투자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 중심의 모험자본 공급"
'내 가족에게 판매할 수 있는가' 투자자 보호 강조

입력 : 2025-11-24 오후 4:38:12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본이 생산적으로 흐르기 위해서는 유통시장, 즉 코스피·코스닥 지수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스타트업·벤처 투자가 중요하다"며 키움증권 본사를 방문해 모험자본 공급과 소비자 보호를 당부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이후 첫 현장 점검을 실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키움증권 영업점 현장에서 모험자본 공급, 정보기술(IT) 안정성 확보, 투자자 보호 체계 정비 등 종투사로서 수행해야 할 핵심 기능을 어떻게 이행할지 직접 확인했습니다. 지난 19일 키움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 이후 강화된 수신성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이 원장은 특히 온라인 전문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벤처기업에서 대형 증권사로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좋은 선례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는 "키움은 벤처 기반으로 성장해온 회사인 만큼, 모험자본 분야에서 리딩 사례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며 "키움이 걸어온 길 자체가 하나의 현장 가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처음에는 불편하더라도,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함께 점검하는 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길 바란다”며 "'모범 케이스를 기반으로 감독 체계를 정교하게 만들자’는 취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원장은 현장에서 비대면 발행어음 가입 절차 시연도 참관하며 가입 단계별 설명 의무, 투자적합성 확인 절차, 위험 고지 방식 등의 적정성을 확인했습니다. 최근 고난도 투자상품 불완전판매 문제가 반복된 만큼, 비대면 구조에서도 판매 과정의 설계 단계부터 소비자 보호가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내 가족에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엄격히 자기 검증하는 것이야말로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차단하는 가장 강력한 투자자 보호 장치"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금감원은 키움증권의 모험자본 공급 체계를 점검하고, 신규 종투사가 혁신기업·중소·중견·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금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 원장은 "수치상의 투자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을 실제로 성장시키는 현장 중심의 모험자본 공급"이라며 "자본시장의 자금이 벤처·혁신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모험자본 공급의 속도와 실효성을 더욱 높여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IT 인프라 점검도 핵심 과제로 다뤄졌습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 신뢰의 핵심은 거래 안정성 확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수신성 상품을 취급하는 만큼, 안정적이고 건전한 운영을 위해 상시 리스크 관리 체계 및 충분한 자본 완충 능력을 확보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금감원은 또한 현장에서 모험자본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 대표와 화상 간담회를 진행하며 기업의 자금 소요와 투자 구조 개선 필요성을 청취했습니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화상 간담회를 통해 "혁신기업의 지속적인 자금조달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관투자자의 장기투자 유인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 및 기업 가치평가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벤처기업들이 과감하게 혁신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요청했습니다.
 
금감원은 향후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이행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모험자본 공급 관련 자본규제 합리화, 부동산 리스크 관리 강화, 증권사와 중소·벤처기업간 정보 비대칭성 해소 방안 등 필요한 제도 개선 과제도 발굴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키움증권 측은 발행어음 도입과 함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IT 설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모험자본 공급을 적극 확대하고, 혁신기업의 성장 사다리 구축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투자자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IT 안정성 강화를 위해 IT 설비투자를 확대해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 역량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키움증권 본점에서 열린 증권사 영업점 현장방문 간담회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신유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