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글로벌 군비 경쟁이 심화되며 방산 시장이 호황을 맞고, 최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4차 발사 성공으로 우주항공 시장까지 급성장하면서 우주항공·방산용 특수강을 주력으로 생산해온 세아그룹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되고 있습니다. 세아그룹은 이에 발맞춰 항공·방산 분야에 공급되는 특수합금의 생산 비중을 전략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세아항공방산소재가 생산한 다양한 크기의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가 야적장에 적재되어 있다. (사진=세아항공방산소재)
최근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잇따라 우주항공 분야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남 고흥·경남 사천시는 우주항공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지난 2일 공동 발의했습니다. 정부 역시 같은 날 우주항공청의 내년 예산을 1조1201억원으로 편성했습니다. 2025년 9649억원 대비 1552억원(16.1%) 증액됐으며, 우주항공청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예산 1조원 시대를 열게 됐습니다.
우주항공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국내 방산업계는 이미 글로벌 군비 경쟁 심화와 전 세계적인 안보 불안 고조가 맞물리며 호황기에 접어든 상황입니다.
이에 세아그룹은 우주·항공 소재 분야에서 특수강·특수금속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세아홀딩스 산하 특수강 중간지주사인 세아베스틸지주는 미국 텍사스에 특수합금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SST)’를 설립하고, 내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 중입니다. 준공 시 연간 6000톤 규모의 특수합금을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텍사스는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록히드마틴 등 미 우주항공 기업이 밀집한 핵심 지역으로, SST는 이들을 주요 타깃 고객으로 납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아베스틸지주의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 역시 우주항공 분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에 따르면 항공기 소재 시장은 2022년 44조원에서 2032년 102조원 규모로 성장해 약 132%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세아창원특수강은 지난 2년간 연구개발(R&D) 투자를 2022년 184억원에서 올해 326억원으로 약 77% 늘리며 우주항공·방산용 특수합금 소재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회사는 우주항공·방산용 특수합금과 타이타늄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을 현재 3%에서 2030년에는 20%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세아그룹은 방산 분야에서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경남 창녕군에 연간 770톤 규모의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신공장을 구축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마친 뒤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또한 세아항공방산소재와 세아창원특수강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최초로 민간항공기 날개 구조물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브라질 항공기 제작사인 엠브라에르(EMBRAER) 등 해외 항공 기업들과의 협력도 이어가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국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우주항공·방산용 특수합금 소재 시장은 우방국·동맹국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세아는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우주항공·방산 분야에 공급되는 특수합금의 생산 비중을 전략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