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석유화학 업황 침체와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확대 흐름에 힘입어 내년 실적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LNG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이에 따른 단열재(보냉재)용 핵심 소재인 MDI 수요와 가격이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금호석화의 핵심 자회사인 금호미쓰이화학의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입니다.
금호미쓰이화학 여수공장 MDI 설비. (사진=금호석유화학)
10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LNG 수출량은 약 1090만톤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는 자국 내 LNG 액화시설을 거쳐 수출되기 때문에, 수출 물량이 늘어날수록 미국 내부 가스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수급 타이트화 속에 헨리허브(Henry Hub)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달 초 기준 MMBtu당 5.1달러 수준까지 오르며 3년 만에 최고권에 진입했습니다.
미국의 LNG 수출은 2030년까지 현재보다 75% 증가하고, 카타르도 대규모 증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LNG는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로 운반·저장되기 때문에 선박과 저장탱크에는 필수적으로 초저온 보냉재가 사용되며, 이 보냉재의 핵심 소재가 바로 MDI입니다. 특히 LNG용 보냉재에는 기계적 강도가 뛰어난 pMDI가 주력으로 쓰입니다.
글로벌 MDI 시장은 중국 완화화학, 독일 바스프와 코베스트로, 미국 헌츠맨과 다우, 금호미쓰이화학 등 6개 업체가 90% 이상을 점유하는 과점 구조입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연간 61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톱6 업체입니다.
MDI 업황은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4년간 연평균 8% 내외의 공격적인 증설이 이어졌지만, 내년 이후 글로벌 증설률은 연 1% 내외로 급격히 둔화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완화화학과 바스프가 최근 톤당 200달러 수준의 MDI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업황 개선 신호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올해 3분기 연 20만톤 규모의 MDI 증설을 완료하며 총 생산능력을 61만톤으로 확대했습니다. 증설 효과는 올해부터 본격 반영되고 있으며, 내년 업황 회복까지 더해질 경우 실적 개선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금호석화는 금호미쓰이화학 지분 50%, 기초화학 소재 기업인 한주 지분 13.71%를 보유하고 있어 자회사와 관계사 실적 개선이 곧바로 지분법 이익 증가로 이어집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호석화의 지분법 이익만 올해 1358억원, 내년 1800억원, 2027년 20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내년 금호석화의 순이익은 약 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