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전 11시부터 줄 섰어요” 삼성 트라이폴드 출시 첫날 ‘후끈’

외국인부터 70대 고객까지 ‘오픈런’
‘1호 고객’, 전날 오전 11시부터 대기
300만원 넘지만…“그래도 살 만해”

입력 : 2025-12-12 오후 1:31:52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초도 물량이 2000대밖에 안 되면 여기서는 몇 대나 파는 거야? 50대는 파나?”
“제가 50번째에요. 50대면 거기 못 사.”
 
12일 오전 8시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 판매가 시작되는 서울 서초구의 ‘삼성 강남’ 매장. 오픈 시간인 10시보다 2시간 일찍 도착한 50대 김모씨의 물음에 6시부터 펜스 맞은편에서 줄을 서고 있던 다른 대기자가 이같이 답했습니다. 영하의 강추위에도 이날 매장 앞은 일찍부터 삼성전자의 새 폼팩터를 구매하려는 이들로 북적였습니다.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앞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Z 트라이폴드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이 제품은 통신사 연계가 아닌 완전 자급제로만 판매되는 탓에 갤럭시 이용자들의 관심이 컸습니다. 판매 개시 전부터 수십 명이 늘어선 대기 줄은 기존 폴더블과 다른 형태의 제품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습니다. 
 
트라이폴드의 ‘1호 구매자’ 타이틀은 조완우(44)씨가 거머쥐었습니다. 조씨는 “어제(11일) 아침 11시부터 왔다. 그때는 아무도 줄을 안 서고, 펜스도 쳐져 있지 않았다”며 “2년에 한 번 사는 거니까 큰맘 먹고 좋은 걸 사고 싶어서 샀다. 이번 트라이폴드를 계기로 스마트폰이 전화 기능을 넘어 다음 세대로의 기능으로 넘어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라이폴드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도 이목을 끌었습니다. 중국인을 포함한 해외 소비자가 다수 찾으면서 매장 측은 전담 통역사를 따로 배치해 구매 및 수령 절차를 안내했습니다. 20대 중국인 유자이씨는 “갤럭시를 사용하다가 중국 브랜드 오포(OPPO)로 갈아탔는데, 이번에 다시 갤럭시로 돌아오게 됐다”며 “슬림감이 있어 보였고, 갤럭시가 한국에서 사용하기도 편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주목된 것은 갤럭시 생태계에 머무르는 ‘충성고객’들이었습니다. 제품 가격 359만400원을 현금 결제한 이재홍(73)씨는 “원래 옛날부터 줄곧 갤럭시만 사용했다. 이번 트라이폴드 역시 처음 나왔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며 “지금 쓰던 스마트폰은 동생에게 주기로 했다. 가격이 부담이었는데, 동생이 보태줬다”고 말했습니다.
 
12일 오전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의 ‘1호 구매자’가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제품을 건네받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트라이폴드의 가격이 초고가로 책정돼 부담이 생겼지만, 구매자들은 ‘그래도 살 만큼 매력적’이라는 반응입니다. 오전 6시40분부터 줄을 섰다던 30대 남성 이모씨는 “원래부터 갤럭시 폴드 시리즈를 애용했다. (갤럭시Z 폴드)2·4·6를 사용했고, 7은 디자인이 취향에 안 맞아서 안 샀는데 트라이폴드가 너무 잘 나왔다”며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갖고 싶어서 아침부터 나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현장의 높은 기대는 제품이 갖는 희소성도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라이폴드의 초기 출하량은 2만~3만대 수준으로, 이전 갤럭시 시리즈와 달리 한정 판매를 고려해 만들어졌습니다. 앞서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 총괄 부사장은 “트라이폴드는 일종의 스페셜 에디션”이라며 “대량 판매보다, 정말 원하는 분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된 제품”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Z 트라이폴드 구매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트라이폴드는 펼치면 253㎜(10인치) 대화면이, 접으면 164.8㎜(6.5인치) 바 타입 화면이 되는 스마트폰입니다. 두께는 접었을 때 기준 12.9㎜, 펼쳤을 때 가장 얇은 부분이 3.9㎜로 역대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슬림한 점이 특징입니다. 멀티 윈도 기능을 강화해 최대 3개의 앱을 나란히 실행할 수 있으며, 외부 디스플레이나 키보드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삼성 덱스’도 지원합니다.
 
트라이폴드의 반응이 긍정적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문가들은 향후 폴더블폰 시장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새로운 동력을 확보했다고 봤습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은 계속 확장되기만 하지 않는다. 신기능이 추가되더라도 너무 복잡해지면 모든 기능을 다 쓰지 못하니, 소비자들도 환호하지 않게 된다”며 “이즈음 기업은 새로운 차원의 시장을 열어야 한다. 트라이폴드는 새 시장을 열어가겠다는 의도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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