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국내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지난해 나란히 실적을 개선하며 업황에 청신호를 켰습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과 아이폰17 판매 호조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다만 올해부터 인공지능(AI)발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칩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부품업계 전반의 원가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디스플레이 역시 이 같은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가운데, 업계는 IT와 전장 등 차세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에 탑재된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동시에 실적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지난달 양사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29조8000억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 10.8% 증가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 25조8101억원,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OLED에 집중한 사업 체질 개선의 성과로 풀이됩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OLED 비중이 61%까지 확대됐으며, 해당 비중은 해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IT·전장용 패널 판매 확대로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중소형 OLED의 실적이 두드러졌습니다. 애플 등 고객사의 모바일 제품이 호조를 누리면서, OLED 패널을 납품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실제로 삼성·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조원, 1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103%씩 급증했습니다.
다만 양사는 올해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불확실성을 주요 리스크로 꼽고 있습니다. 메모리 가격 인상으로 완제품 가격이 오를 경우, 세트 업체들이 가격 인상 폭을 줄이기 위해 디스플레이 패널 등 다른 부품 단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고, 패널 판가 압력도 존재한다”며 “과거 어느 해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독일 쾰른에서 ‘게임스컴 2025’가 개최된 가운데 관람객들이 LG디스플레이 게이밍 OLED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이에 따라 양사는 노트북·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IT용 OLED 패널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3년부터 준비해온 8.6세대 IT용 OLED 라인을 연내 가동해, 스마트폰 외 제품군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IT 분야에서 대규모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인프라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고객 수요에 대응하며, 단계적으로 미래 시장을 준비한다는 전략입니다.
전장 분야 역시 양사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벤츠 등 완성차 업체와 차량용 OLED 패널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장기적인 시장 우위를 확보한다는 구상입니다.
IT와 전장 분야 모두 OLED 패널이 쟁점인 만큼, 업계는 OLED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기조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라도 OLED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며 “OLED가 적용될 수 있는 제품군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향후 개화할 가능성이 큰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