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상의 회장단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정책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지역 발전’ 해법 토론을 논의했습니다. 지역 소멸 위기와 산업 불균형 등 지역 문제가 심화하는 만큼 정치권과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모색하기 위함입니다. 여당과 경제계는 ‘RE100 산업단지’ 등 특구 정책과 지속 가능한 전력 시스템 구축 방안, 기업의 지역 투자 유인책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해법을 논의했습니다.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청래(왼쪽에서 네번째) 민주당 대표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참석자들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배덕훈 기자)
대한상의는 16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민주당과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과 정 대표를 비롯해 정·재계 주요 인사 25명이 참석했습니다. 정 대표 취임 후 지난 9월에 이어 3개월 만입니다.
이날 간담회는 ‘지역 발전’을 원포인트 이슈로 놓고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지역 발전을 위해 수많은 정책이 시행됐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난망한 상황에 최근 문제가 심화되는 만큼 정치권과 경제계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진 까닭입니다.
최 회장은 “저도 지역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전문가들 의견도 듣고 지역별 포럼도 개최하고, 메가 샌드박스라는 방법론도 제시했지만 여러 이슈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정답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면서 “그럼에도 지역 발전은 포기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도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지역간 불균형 문제는 심화하고 있습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3~2023년) 수도권의 지역 내 총생산(GRDP)은 39%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은 20.1% 증가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성장 속도의 차이로 인해 국가 전체 GDP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전되는 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2013년 전체 GDP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49.4%, 비수도권의 비중은 50.6%였으나, 2023년에는 수도권 52.3%, 비수도권 47.7%로 뒤집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국가 발전을 위한 목표가 같다면 이재명정부와 기업은 국가 발전에 대한 ‘운명 공동체’”라면서 “서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또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서로 마음을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소멸 위기,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이 어디에 가서 어떻게 공장을 짓고 활동하는가, 이것이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며 “기업이 기업 활동하는 데 좋고 국가는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 좋고 그래서 골고루 균형 발전을 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을 조성하는 데 함께 머리를 맞대자”고 했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논의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됐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RE100 산업단지 등 특구 정책의 실효성 제고 방안과 전력 인프라·탄소중립 전환 등 지역의 전력 시스템, 아울러 기업의 지역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 등이 집중 논의 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와 국가 인공지능(AI) 센터 설립과 관련한 국산 기자재 활용도 제고, 저탄소 철강 특구 지정, 무탄소 공급 인프라 구축 등의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또 기업 지역 투자 애로 사항으로 꼽히는 수도권 전력망 포화 문제 해소와 전력요금 차등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세액 공제 도입 여부 등 재계의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권향엽 민주당 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제안에 대해서 적극 검토하고 정부부처와 상의해 한달 이내에 피드백을 드리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할 수 있으면 할 수 있는 방안을, 어려우면 왜 어려운지에 대해 답변드려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