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단독)LG엔솔 생산 배터리 셀 탑재한 ESS 화재 …안전성 다시 '도마 위’

경북 경주 ESS서 화재…LG엔솔 생산 제품 탑재
배터리업계 ESS 먹거리 부상에 악재 될지 촉각
비교적 초창기 제품이라 시장 영향력 제한적 평가

입력 : 2025-12-22 오후 5:30:11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2일 17: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최근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만든 배터리 셀을 탑재한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ESS가 국내 배터리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화재는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제품이 비교적 초창기에 만들어진 제품인만큼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경주시 안강읍의 한 ESS에서 불이 났다. (사진=경북소방본부)
 
ESS 8기 전소…화재 전 ‘장치 이상’ 문자도
 
22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경북 경주의 한 시설에 있던 ESS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ESS 캐비닛형 배터리 8기(1320KW)가 소실됐고, 해당 ESS가 있던 경량철골조 건물 한 개동이 전부 불에 탔다. 소방 추산 2억 7000만원 가량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불이 난 원인이 외부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ESS 자체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화재 원인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ESS는) 습도나 온도 등 유지·관리가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인 만큼 여러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화재 경위를 들여다보면 노후화 등 제품 이상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ESS 화재사고를 진화하고 원인 조사에 나선 경북소방본부는 화재 당시 ESS가 ‘장치 이상’ 알림 문자를 장치관리자 휴대폰으로 전송했고, 장치 관리자가 문자 확인 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연기가 나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해당 ESS에 장치 이상이 있을 경우 장치관리자에게 안내 문자가 가는 기능이 있었다. 화재 당시 장치관리자에게 ‘장치 이상’ 문자가 갔고 이를 본 관리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ESS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다“라며 ”이번 사고는 외부 요인에 의해 난 불이 아니라 안에서 밖으로 퍼져서 건물까지 전소가 된 사고“라고 말했다.
 
 
“수명 다해도 불나는 것 정상 아냐”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원인을 제품 노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LG엔솔 등에 따르면 해당 ESS는 2017년 사고 현장에 설치된 것으로 약 8년 동안 운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셀과 이외 부품 결함으로 인한 불량일 경우에는 제품 출고 초기 화재가 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해당 사고의 경우 셀 제조결함이라기보다 제품을 장기간 사용하며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 교수는 “제품의 수명이 다했다고 화재가 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제품 노후화 등으로 ‘진행성 불량’이 발생할 때 그대로 제품이 꺼지는 게 정상”이라며 “노후화 돼도 불이 나지 않는 게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자칫 LG엔솔의 ESS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력거래소가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을 공고하며 사업자 선정 시점(내년 2월)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화재가 발생한 제품은 2017년 설치된 제품으로 초창기 모델인데다 최근 회사는 ESS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모듈 내부 차열 구조와 열 차단막 등 다중 차단 설계를 적용하며, ‘셀 간 전파 제어’ 성능을 강화한 ESS 전용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초창기 ESS의 경우 화재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며 안전성 문제가 부각된 것은 맞지만, 현재는 배터리사들의 안전 기술력이 이미 많이 올라왔다”라며 “이번 사고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한편 LG엔솔은 국내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생산부터 설치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한 유일한 기업이다. LG엔솔은 정부가 추진하는 ESS 2차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에서 화재 안전성과 국내 생산, 그리고 지속 공급 가능성을 앞세워 대량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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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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