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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소윤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최근 코스메틱 브랜드 인수와 재고 증가 등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이를 보전하기 위한 단기 자금 조달 과정에서 차입이 늘어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 다만 비핵심 사업부 매각과 자산 정리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하고 있어,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2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이 4218억원으로, 지난해 말(3362억원)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2976억원에서 3911억원으로 확대되며 전반적인 차입 부담이 커졌다.
총차입금은 단기·장기차입금과 사채,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리스부채 등 회사가 부담하고 있는 모든 이자부채를 합산한 지표다. 순차입금은 여기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값으로, 실제 상환 부담이 남아 있는 순수한 차입 규모를 보여준다. 현금성자산이 줄어들 경우 동일한 차입 구조에서도 순차입금이 빠르게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차입 확대의 배경에는 운전자금 부담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재고자산 부담이 커지면서 운전자금 유출 규모가 확대됐고, 이에 따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1148억원에서 지난해 260억원으로 77% 대폭 급감한 데 이어, 올해 3분기에는 -79억원까지 둔화됐다. 잉여현금흐름 역시 지난해 -147억원에 이어 올해 3분기 -529억원을 기록하며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코스메틱 브랜드 '어뮤즈(AMUSE)' 인수 이후 신규 브랜드 운영과 재고 확보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확대됐고, 이 과정에서 현금 유출이 커지며 현금흐름이 악화됐다. 여기에 지난 2023~2025년 내수 의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현금창출력) 창출 규모는 2022년 1726억원에서 지난해 854억원, 올해 3분기 472억원으로 빠르게 축소됐다. 이에 따라 영업을 통해 운전자금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여력도 함께 약화된 모습이다.
더불어, 매장 인테리어 비용으로 연간 400억~450억원, 임차료로 170억~180억원을 꾸준히 부담하고 있어 고정비 지출 구조가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업실적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러한 구조적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저조한 현금흐름이 지속됐고, 그 결과 올해 운전자금 대응 과정에서 차입금이 확대되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순차입금 규모도 다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표=나이스신용평가)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담당하는 '자주(JAJU)' 사업부 매각과 사업 재편을 통해 재무 완충력을 확보할 여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026년 초 자주(JAJU) 사업부를 신세계까사에 약 940억원에 양도할 계획이며, 이와 함께 일부 비핵심 자산 매각도 병행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는 핵심사업인 코스메틱(화장품)과 패션사업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사업 재편이 단기적인 차입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재무 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주(JAJU)' 매각 대금이 유입될 경우 순차입금 축소 여력이 생기는 데다, 일부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해 운전자금 부담도 일부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패션·라이프스타일·코스메틱으로 다각화돼 있어 전반적인 사업 안정성이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패션(해외·국내 브랜드 및 신세계톰보이)과 라이프스타일 부문이 매출의 70% 내외를 차지하고, 코스메틱 부문이 이를 보완하는 구조로 특정 사업에 대한 의존도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라이프스타일 부문 역시 의류 비중이 절반가량을 차지해 패션 부문의 중요도가 높지만, 사업 영역이 분산돼 있어 경기 변동에 따른 충격은 일정 부분 완화되는 구조로 평가된다.
백주영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자주(JAJU) 매각을 포함한 사업 재편은 단기적인 차입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재무 안정성을 보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내수 소비 회복 속도와 주력 브랜드의 실적 안정성 여부가 재무 개선의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