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쇠퇴하던 TV가 다시 중심 매체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OTT가 일상화된 환경에서도 TV 이용률과 이용 시간이 동반 상승하며, 특히 재난·재해 상황에서는 TV에 대한 신뢰가 뚜렷하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30일 발표한 '2025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주 5일 이상 TV를 이용하는 비율은 70.9%로 전년보다 1.8%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일평균 TV 이용 시간도 2시간28분으로, 수년간 이어진 감소 흐름에서 벗어나 반등했습니다. 50대 이상에서는 80% 이상이 TV를 상시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매체 이용률 및 이용 시간. (자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눈에 띄는 변화는 재난·재해 상황에서의 매체 인식입니다. 재해 발생 시 TV를 필수 매체로 인식하는 비율은 29.7%로 전년 대비 8.4%포인트 급증한 반면, 스마트폰은 68.7%로 7.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실제로 재난 상황에서 가장 신뢰하는 매체로는 TV 방송이 59.1%로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알고리즘 기반 정보 소비와 가짜뉴스에 대한 피로가 커지면서, 공적 검증을 거친 방송 매체로 신뢰가 되돌아가는 흐름으로 해석됩니다.
OTT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OTT 이용률은 81.8%로 전 연령대에서 확대됐고, 특히 40대의 이용률은 98%에 달했습니다. 다만 시청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한 OTT 이용률은 감소한 반면, TV 수상기를 통한 OTT 시청 비율은 36.4%로 1년 새 12.6%포인트 급증했습니다. OTT가 모바일 개인 시청에서 거실 중심 시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유료방송은 가입률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전면 붕괴와는 거리가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유료방송 가입률은 91.4%로 낮아졌으나, 주문형비디오(VOD) 이용률은 소폭 반등했고 인터넷(IP)TV 가입률은 53.9%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VOD 이용이 크게 늘며 유료방송의 역할이 재편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숏폼 콘텐츠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숏폼 이용률은 78.9%에 달했고, 이용자 중 5.7%는 시청 후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고 응답했습니다. 광고형 OTT 요금제 이용률도 34.6%로 늘며 미디어가 콘텐츠를 넘어 마케팅과 커머스를 결합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