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에 이어 부산으로 청사 이전을 마무리한 해양수산부 직원들에게도 '격려 피자'를 선물하면서 공직사회의 사기를 북돋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이전추진단과 전 부서 직원들이 이사 과정에서 보여준 헌신과 노고를 치하하며, 대한민국 해양수도인 부산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해수부의 첫 출발을 응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격려가 단순한 '이벤트성 메시지'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기능 강화 측면의 제도적 보완이 중요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6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해양수산부가 위치한 부산까지 대통령님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피자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출처=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지난 6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해양수산부가 위치한 부산까지 대통령님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피자가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의 격려 피자는 부산이전추진단과 부서 직원들에게 전달됐습니다.
해수부 측은 "국가 균형성장 전략의 첫 출발점으로 추진된 해수부 부산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직원들의 헌신과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올해를 해양수산 대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 해양수산의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해수부 부산 시대의 첫 발걸음을 응원한 셈이나 격려가 일회성 '이벤트 메시지'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도 남습니다. 특히 정부 안팎에서는 해수부 이전 이후의 기능 강화와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요구가 큽니다.
세종에서 부산 청사 이전을 마무리했지만 진짜 과제는 지금부터라는 얘기입니다. 해양수도 부산 간판을 내걸었지만 상징적 명칭이 아닌 기능의 집적과 정책 권한의 집중을 위한 해수부는 미완성인 상황입니다.
더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수부 이전을 계기로 기능 강화형 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습니다. 단순히 기존 기능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이 아닌 조선·해운·해양플랜트·친환경 해양에너지 등으로 정책 범위를 확장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해수부 이전 특별법의 경우도 기능 확대와 권한 강화 측면으로 보면, 한계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해양수도특별법'과 같은 추가 입법의 제도적 보완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23일 문을 연 해양수산부 부산 임시청사 본관이 동구 IM빌딩에 위치해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무엇보다 북극항로 시범 운항, 동남권 해양 클러스터 구축 등은 전략적 핵심 과제입니다. 이 중 북극항로는 부산을 동북아 해양 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사업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단순 물류 사업이 아닌 외교·안보·보험·기후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힌 고난도 프로젝트라는 점입니다. 시범 운항 이후 상업 운항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도적 지원, 국제 협력이 필수적인 사안입니다.
동남권 해양 클러스터의 경우 단지 조성에 그치지 않고 기업·연구·금융이 결합된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관건 사안입니다.
지난 5일 부산 해수부 청사에서 간담회를 연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올해 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시범 운항할 계획"이라면서도 북극항로 이용의 필수 조건인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참여하는 선사·화주에 대한 인센티브와 관련해서는 "보험료 지원이 될지, 쇄빙선 비용 등 운항 전반에 대한 지원이 될지는 선사와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운 기업에 정책자금 확대, 조각투자 허용, 세제 혜택 등의 제공과 중소 선사에 대한 친환경 선박 신조 보조금도 거론한 상태입니다. 동남권 중심의 해양수도권 조성을 위한 '해양수도권 육성 전략'은 올 상반기 중 발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문을 연 해양수산부 부산 임시청사 본관이 동구 IM빌딩에 위치해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 전문가는 "여전히 핵심 기능이 서울·세종 등에 묶여 있다고 본다"며 "기능 강화 정책·예산 등 권한이 부산에 실질적으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해수부 부산 이전은 '물리적 이전'에 불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부산을 중심으로 행정·사법·금융·기업 인프라를 집적하고 해양 관련 공공기관과 기업·해사법원 등을 연계한 해양 클러스터 조성이 요체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 수역 문제도 고민할 부분이나 전략적 협력 여부에 따라 성과가 있지 않겠나. 전략을 위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산 이전에 따라 보고, 회의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타이머를 놓고 15분 안에 끝내는 실무진 보고와 핵심적인 전략안건 회의는 2~3시간 토론 방식이 기본입니다.
다른 관계자는 "요즘 실무진들 보고는 15분 안에 끝내고 있다. 타이머까지 놓고 '15분 룰'을 정한 건 그다음 보고가 밀리지 않기 위한 효율적 시간 전략이다. 더욱이 업무를 위해 서울, 세종, 부산 등을 이동해야 하는 점도 고려한 처사"라고 귀띔했습니다. 이는 부산 이전이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라 행정 문화 전환을 요구하는 구조적 변화로 풀이됩니다.
이어 "핵심적인 전략 안건 회의는 2~3시간 토론 방식이 기본이다. 세종 청사 때부터 적응해 이어져오고 있는데, 장관이 빠진 상황에서 차관께서 장관 직무대행 역할까지 두 배, 세 배 소화하는 걸 옆에서 보면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앞선 김 직무대행은 "서울과의 거리, 잦은 관계부처 회의 등 불편함은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화상회의·서면보고 확대 등 업무 방식 전환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지난 5일 부산 해수부 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올해 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시범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해양수산부)
부산=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