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연 수주액 25조원을 지난해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8일 발표했습니다.
현대건설은 25조5151억원에 이르는 지난해 수주 금액 추정치를 이날 발표했습니다. 전년 18조3111억원보다 39%(7조2040억원)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당초 지난해 3월 목표치는 오는 2030년까지 연 수주 실적 25조원 이상이었는데 이를 조기 달성한 겁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수주에는 기존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미래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월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에너지 전환 리더'라는 비전을 내건 바 있습니다.
실제로도 △페르미 아메리카와의 대형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 계약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사전업무 계약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 발전사업 △신안우이 해상풍력 등 에너지 분야에서 성과를 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 진출은 물론 에너지 전환 기조 속 저탄소 에너지 수주에 집중한 겁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송전선과 수도권 데이터센터를 수주해 에너지 생산부터 이동, 소비까지 에너지 밸류체인 전 분야로 보폭을 넓혔습니다.
기술 경쟁력과 신뢰에 바탕을 둔 비경쟁 수주도 실적 향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 30억달러가 넘는 수주고를 올린 이라크 해수공급시설의 배경에는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국책사업을 수행해온 신뢰가 있었습니다. 수석대교, 부산 진해신항 컨테이너 부두 등 기술력 중심의 인프라 프로젝트나 기획·투자 같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 기본설계(FEED)부터 참여해본 공사(EPC)까지 독점적으로 이어가는 전략 등은 수익성을 염두에 둔 현대건설의 변화가 반영됐습니다.
현대건설은 주택 분야에서도 기존 입지를 다졌습니다. 지난해 개포주공 6·7단지, 압구정 2구역 재건축 등 주요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연이어 수주해 연간 수주액 10조510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도시정비사업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하고 7년 연속 규모 1위를 기록한 겁니다. 브랜드 프리미엄의 결과이자, 변화하는 니즈를 공간·기술·서비스 등 전방위적 혁신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평입니다.
현대건설은 올해 검증된 에너지 사업에 더욱 집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선진시장 진출을 더욱 강화해 성장 모멘텀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 5일 임직원 대상 신년 메시지에서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포한 이래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견고한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며 "올해는 생산-이동-소비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노력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노력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세부적으로는 △2024년 설계 계약을 체결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최근 미국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펀딩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된 홀텍과 공동 추진하는 '팰리세이즈 SMR-300' △발전 사업권을 이미 확보한 해상풍력사업 등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들이 본격 추진될 전망입니다.
송전 분야의 경우, 현대건설은 기존 텃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전략적 협력 관계를 다져온 호주 등 신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데이터센터의 개발부터 운영까지 업역을 확장하고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까지 보폭을 넓힐 예정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주택사업은 브랜드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 사업 추진이 가능한 서울 한강벨트 수주에 집중하는 한편,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대건설은 최근 사업 내실화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 조직 개편을 했습니다. 건축과 주택, 안전과 품질 조직을 통합해 시너지를 확대하는 한편, 미래 핵심사업 전담팀을 꾸려 △양수발전 △해상풍력 △데이터센터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소 암모니아 등 구체적인 사업 성과를 유도했습니다.
아울러 미래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조직을 재편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위해 현장 밀착형 조직 전환을 단행했습니다.
한편, 현대건설은 전략기획사업부 산하에 워크이노베이션센터를 신설하고 기업 문화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일하는 방식까지 혁신을 추진해 건설업의 미래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