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국내 제조업에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인 럭스로보가 인공지능 기반 하드웨어 설계 자동화 기술 '모디 팩토리'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럭스로보는 모디 팩토리가 하드웨어 설계 엔지니어 수급 부족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가 6일 '모디 플랫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6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는 이번 기술 공개로 인한 파장이 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럭스로보는 오는 3월 인공지능(AI) 기반 PCB(인쇄회로기판) 설계 자동화 기술인 모디 팩토리를 독일 뉘른베르크 임베디드 월드(Embedded World)에서 선보입니다.
럭스로보는 현재 두 가지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MCU(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 반도체에 적용되는 마이크로 운영체제(OS)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PCB, 즉 전자기판을 자동으로 설계해주는 기술입니다. 이 두 기술을 바탕으로 럭스로보는 전문적인 공학 지식이 없는 사람도 전문가 수준의 로봇과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도록 돕도록 할 방침입니다.
모디 팩토리를 활용하면 AI가 회로 설계를 자동으로 수행해 한 시간 이내에 설계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기존 하드웨어 개발은 부품 선정부터 회로 설계, 회로 프린트, 회로 OS 포팅, 펌웨어 개발, 하드웨어 조립, 클라우드 연동까지 복잡한 단계를 거칩니다. 럭스로보는 이 과정을 기능 선정과 회로 확정, 알고리즘 업로드만으로 단순화했습니다. 회로 설계를 AI로 자동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럭스로보는 모디 팩토리를 개발하기 위해 약 5년 6개월을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럭스로보는 모디 팩토리를 적용할 경우 회로 설계에 필요한 개발 인원은 기존 인력 대비 5분의1 수준, 개발 기간은 기존 대비 10분의1 수준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산업 전반에서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오 대표는 현재의 AI 활용 흐름에 대해 분명한 문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오 대표는 "지금은 거대언어모델(LLM)에 집중하고 있는데 제조업이 주를 이루는 한국에는 특수 목적용 AI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제조 기술을 AI를 통해 플랫폼 형태의 기술로 발전시키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조업에 필요한 AI가 나와야 할 때"라며 "한국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기술은 설비 시설, 제조 공정 등을 AI 기반으로 확보해놓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설계·제조 분야의 AI는 다른 영역과 달리 완성도가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오 대표는 "설계와 제조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인명 피해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틀린 답을 허용하지 않는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럭스로보는 PCB 설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노동집약적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현재 PCB 설계는 숙련 엔지니어가 수작업으로 수많은 선을 하나하나 연결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설계 하나에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석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 과정의 고된 노동 때문에 젊은 엔지니어들이 해당 분야를 기피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설계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럭스로보는 모디 플랫폼으로 설계 인력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럭스로보는 그동안 교육용 로봇 교구인 '모디'로 사업을 확장시켜왔는데요. 올해부터는 모디 팩토리를 통해 AI 기반 통합 개발 플랫폼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완성 기술을 아직 선보이지 않았지만 다른 전시회에서 관련 기술 예고를 접한 미국, 인도 등 해외에서 벌써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럭스로보는 올해 모디 팩토리 단일 프로젝트로 유료 매출 5억원, 유저 1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