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진칼, 계열사 '소방수' 내려놓고 무차입 눈앞

칼호텔 대여금 2000억원 6개월 만에 전액 회수
순차입금 1000억원대로…자기자본 대비 5.4%
이중레버리지 100% 하회 가능성 높아

입력 : 2026-01-1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8일 16: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180640)이 계열사 지원 부담을 빠르게 걷어내며 무차입 체제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종속회사에 제공했던 대규모 자금을 단기간 내 회수한 데 이어 비핵심 자산 매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재무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더 이상 계열 지원을 위한 '소방수' 역할에서 벗어나 순수 지주회사로서의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진=칼호텔네트워크)
 
칼호텔 대여금 조기 회수…재무 구조 안정화
 
8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종속회사 칼호텔네트워크에 대여했던 2000억원을 최근 전액 회수했다. 자회사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집행됐던 자금이 6개월 만에 조기 회수된 것이다. 지주회사가 계열사에 제공한 단기성 자금을 이처럼 짧은 기간 내 전액 회수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칼호텔이 추진했던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윙 매각 대금 2100억원이 예상보다 빠르게 유입되면서 대여금 회수 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진칼은 그동안 계열사 재무 보강을 위해 단기 대여와 지급보증을 반복해 왔고, 이 과정에서 지주사 자체의 차입 부담과 재무 레버리지가 함께 확대되기도 했다. 칼호텔이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한진칼이 직접 나서 유동성을 보강해왔다. 지난해 6월에도 칼호텔의 금융기관 차입금 만기 대응을 위해 자금 대여를 결정하며 사실상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다.
 
다만 지난 2020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약속한 재무 구조 개선 이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자금 소요가 확대되면서 지주사 차원의 지원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지는 분위기다. 이에 한진칼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비핵심 자산 정리를 병행하며 계열 지원 부담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왔다.
  
 
덕분에 지난 2021년 8778억원에 달하던 순차입금 규모는 2022년 4406억원, 2023년 1599억원, 2024년 834억원까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같은기간 순차입금 대비 자기자본 비율 역시 2021년 68.4%에서 2024년 5.4%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번 대여금 회수로 한진칼의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한진칼의 별도 순차입금은 3072억원 수준이었지만 이번 회수 효과를 반영하면 1000억원 이하까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차입 구조상 추가적인 대규모 상환 없이도 순차입금 제로 전환이 가능한 재무 여력이 마련된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주사가 계열사 자금 수요를 흡수하던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며 “순차입금 제로와 이중레버리지 안정화가 동시에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한진칼이 순차입금 제로로 전환되는 무차입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진칼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장기차입금 원금 상환에 따라 모회사인 한진칼로부터 자금을 차입했다”며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그랜드하얏트인천 매각 결정 이후 잔금 지급을 포함한 모든 처분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비핵심 자산 정리 효과 본격화…이중레버리지 100% 아래로
 
한진칼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비핵심 자산 매각의 누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21년 말 차입금 정점을 찍은 이후 비핵심 자산 매각과 차입 상환이 이어지며 4년여 만에 사실상 관리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자산 매각 없이도 연내에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실질적 무차입 구조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시에 지주사의 계열 지원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이중레버리지비율 역시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진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021년 148.3%까지 상승했으나 지난해 상반기 103.2%까지 떨어졌다. 이번 대여금 회수 효과를 반영할 경우 10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지주회사 평균치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지주사 재무 안정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주력 자회사인 대한항공 배당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체 현금흐름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당분간 칼호텔네트워크 등 종속회사에 대한 지원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칼호텔네트워크에 대한 자금대여로 인해 확대된 자체 차입부담은 이번 그랜드하얏트 인천 매각 이후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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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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