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주담대 탈출구)①은행 주담대, 효자에서 '문제아'로

가계부채 낙인 속 규제는 강화
당국 처방에 회의 커지는 금융권

입력 : 2026-01-2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6일 11: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가계부채 확대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주택담보대출이 은행권의 대표적 효자 상품에서 어느새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단순한 대출 규모 조정이 아닌, 수익 구조 전반을 해체하고 다시 짜야 하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포트폴리오 변화의 흐름을 짚고,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전환 비용과 구조적 한계를 들여다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더이상 효자 노릇을 하지 못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빠르게 불어난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주담대를 지목한 탓이다. 부동산 규제 등을 통해 강력하게 브레이크를 걸고 있으며, 시행 예정인 건도 다수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가계부채 폭증과 주담대 간 인과관계에 대한 회의적 입장도 나온다.
 
(사진=은행연합회)
 
주담대, 가계부채 주범 ‘낙인’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년 간 37조6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말 대비 2.3% 늘어났다. 규모는 증가했으나 증감율은 전년 대비 줄었다. 지난 2024년 가계대출은 41조6000억원 늘어 전년 대비 2.6% 증가했으나, 지난해 전년 대비 0.3%p 폭을 줄였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년 말 대비 52조6000억원 커졌다. 
 
은행권 가계 대출은 전년 말 대비 32조7000억원 덩치를 키웠으나 증가폭은 줄어든 모양새다. 구성을 살펴보면 은행 주담대는 32조4000억원 늘었는데, 이 중 자체 주담대가 15조2000억원, 디딤돌과 버팀목이 22조1000억원 증가했고, 보금자리론 등은 5조원 감소했다.
 
지난 2023년 37조1000억원에 비해서도 증가폭이 줄었다. 특히 12월만 보면 은행권 대출은 전월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다. 대부분의 은행이 대출 총량을 채워 연말 대출 빗장을 걸어잠갔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만해도 은행 자체 주담대는 1조3000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하락하면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고 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가계부채 증가 이유로 꼽고, 강력한 규제를 걸었다.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중 주택담보대출의 속도와 규모가 압도적이었던 탓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우리나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324조5525억원에서 10년 만에 767조78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주택시장의 과열 양상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확대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확대가 부동산 값을 올리고 경제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안정화의 키로 주담대를 꼽은 것은 기준금리, 주담대, 부동산 소비심리, 아파트값 상관관계에 따른 해석에 기반한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내야 하는 이자 부담이 적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해 부동산을 사야 한다는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수요가 늘어날수록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 가격이 오를수록 대출도 더 많이 실행되는 결과를 낳는다. 
 
지난해 3분기 4대 시중은행의 총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평균 비율은 28.8%다.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높다. 가계대출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게는 51%, 높게는 79%에 이른다. 특히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주택담보대출과 주택매매가격 간의 장기간 관계에서도 주택매매가격이 상승할수록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계속되는 당국의 압박…고액 주담대 '정조준'
 
금융당국은 주택가격 안정화와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를 위해 지난해 6월과 9월 등 가계대출 관리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는 등 정책을 속속 내놨다. 특히 올해 1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선이 15%에서 20%로 올랐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경우 기존에는 15%를 적용했다면 최소 20%는 적용해야 하는 상황으로, 실질적으로 내어줄 수 있는 대출 규모도 적어진다. 은행권의 키워드가 위험가중자산 관리기 때문이다. 위험가중자산은 BIS자본비율 산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 비율로,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자본비율 관리가 힘들어지는 탓이다.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관리는 올해도 지속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손 볼 타깃은 고액 주담대다. 고액 주담대에 대해 은행의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주택금융공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데, 오는 4월부터 시행할 계획으로, 평균 대출액을 기준으로 2배가 넘는다면 0.3%의 출연요율을 적용한다. 본래 기존 대출 유형에 따라 부과되던 주신보 출연요율을 금액에 따라 차등부과 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인과관계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다수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해서 주택매매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주택매매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특히 2024년까지와는 달리 지난해에는 자기자금을 활용한 주택 매입이 늘어나 주택 가격은 되레 상승했다. 특히 4분기 주담대 규모와 주택가격변동률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조1000억원 늘어 전월 대비 증가 규모가 줄었으나, 주택매매가격변동률은 0.24%로 전월 대비 0.02%p 올랐다.  
 
가계부채 오름세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 증가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맞자 당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으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계속 늘어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몇 년간 가계 부채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면서 비이자수익 강화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과한 가계부채 증가는 우려할 일이나, 원인과 결과 관계 파악에 대한 이견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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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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