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 겪었던 K건설기계…AI·광산 수요에 ‘반등’ 기대

작년 수출 4만6347대…전년비 17.7% ↓
경기 둔화·건설경기 침체, 관세전쟁 배경
금광 개발 확대·데이터센터 건설 등 호재로

입력 : 2026-01-20 오후 2:41:1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건설 경기 침체로 부침을 겪었던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올해 들어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는 데다, 금값 상승에 따른 광산 개발 수요도 점차 회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건설기계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HD건설기계가 수주한 36톤급 디벨론(DEVELON) 굴착기. (사진=HD현대)
 
20일 업계에 따르면 HD건설기계는 최근 투자자 대상 신년 간담회에서 올해 목표 매출액으로 8조7000억~9조원, 영업이익률 5~7%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통합 전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 추정치를 합산한 수치보다 6~11% 높은 수준입니다. 영업이익도 4350억~6300억원으로 전망하며, 지난해 추정치를 상회할 것으로 봤습니다.
 
두산밥캣 역시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9조218억원, 772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설기계 업계는 지난해까지 수출 등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기계 완성차의 해외 출하 대수는 4만6347대로 전년 대비 17.7% 감소했습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전년 대비 36.8% 감소한 2024년(5만6323대)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
 
이 같은 부진은 2024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둔화와 건설 경기 침체, 고금리에 따른 수요 위축, 여기에 미국의 관세 이슈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유럽건설기계협회(CECE)에 따르면 2024년 유럽 건설기계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19% 감소했습니다. 또 글로벌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는 지난해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과 무역 불확실성이 장비 구매 지연으로 이어지며, 건설기계 수요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위스콘신주 마운트 플레전트에서 건설 중인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센터. (사진=연합뉴스)
 
국내 업체들도 실적 타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HD건설기계의 2024년 영업이익은 3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습니다. 또 2025년 2분기까지 누적 기준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산밥캣 역시 부진이 이어졌습니다. 2024년 영업이익은 87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7.2% 감소했으며, 2025년 2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습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저금리 기조 전환을 바탕으로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시설 구축과 견조한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올해부터 장비 수요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주택 시장도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되고, 재고 수준이 낮아 수요 회복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는 인프라 투자 확대와 광산 개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실제 HD건설기계는 지난 14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금광 채굴 현장에 투입될 대형 굴착기 120대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최근에는 베트남에 긴급 재난 대비용 휠 굴착기 등 장비 71대, 키르기스스탄에 교통망·부동산 건설에 투입될 대형 굴착기 등 41대의 공급계약도 잇따라 체결했습니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과거 에티오피아에서 연간 300~400대 수준이던 판매가 올해는 3000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리비아와 알제리, CIS(독립국가연합) 지역에서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도 업황 회복을 뒷받침할 전망입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은 2024년 약 2410억달러에서 2030년 45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약 11.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발전기에 투입되는 엔진 등 관련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용 대형 발전기에 국내 업체가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며 “이에 수반되는 토목·건축 공사와 연관 장비 수요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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