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쌍특검'(통일교·공천헌금 특검)을 요구하며 6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이 장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중남미를 방문 중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장 대표의 진정성에 어떤 의심을 할 이유가 없다"며 장 대표의 단식에 힘을 실었는데요. 장 대표의 단식을 계기로 보수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최근 '당원 게시판 사태'로 장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는 단식장에 방문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을 요구하며 6일째 단식 농성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찾아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박형준도 단식장 찾아…보수 인사 총집결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 내 장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짧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전 의원은 "(장 대표를 향해) 건강 해치지 않도록 잘 점검하고 고집 부리지 말라고 말씀드렸다"며 "건강 해치지 않고 다시 당의 중심으로 역할을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장 대표의 단식장엔 범보수 인사들이 잇달아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이 장 대표를 찾아 격려했습니다. 오 시장은 "보수가 커져야 무도한 정권의 행보를 멈출 수 있을 테니 보수가 커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고, 안 의원은 "여당의 중대한 부패 혐의로 수사로 밝혀내기 위한 극한의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19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잇따라 방문해 장 대표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이 밖에도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도 장 대표를 찾았습니다. 오는 21일에는 이준석 대표가 귀국해 장 대표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부터 공조 단식에 돌입해 장 대표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때까지 이번주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모두 순연하고 투쟁 수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입니다. 이날도 청와대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규탄대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장 대표께서 목숨을 건 단식을 6일째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가 주장하는 쌍특검을 정부 여당에서 왜곡하는 것이 도를 넘었는데, 여당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신천지 특검'은 별도로 하고 우리 당이 요구하는 '통일교 특검'을 즉각 수용해달라고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친한계' 일부도 농성장 찾아…한동훈은 '묵묵부답'
단식 6일째를 맞은 장 대표는 건강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단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의 바이탈 체크 결과 전반적으로 모든 수치가 정상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어제는 저녁부터 산소포화도도 급격하게 나빠져 국회 의무실 의사도 병원 이동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서 의원은 "의료진이 4번째 강력하게 경고했지만, 장 대표가 '아직 버틸 수 있다'며 이를 거절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의학적으로 말하면 단식 7일 내지 10일 사이가 제2차 위기로 보이는데, 만일을 대비해 (병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 대표는 단식 초반 물도 먹지 않는 극단적 단식을 진행하다 급격히 건강악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대표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장 대표를 찾아서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목소리고 나오고 있습니다. 당내 화합을 위해 한 전 대표가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장 대표에게 사과나 유감의 뜻을 밝히고, 당 지도부는 제명 결정을 재고하는 방식으로 한 발씩 물러서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한 전 대표의 제명 결정으로 정면 충돌했던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이성권·엄태영·권영진 의원과 '친한(친한동훈)계'로 꼽히는 송석춘·최형두·고동진·안상훈·김건·유용원·정연욱·서범수·김예지 의원 등이 장 대표의 단식장을 찾았습니다. 이들은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무도한 국정 운영에 맞서 싸우는 장 대표의 단식을 적극 지지하고 함께 투쟁하겠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결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 전 대표가 장 대표를 직접 만나러 오는 것은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지금 장 대표의 단식은 '쌍특검' 수용 여부 아닌가"라며 "본질이 흐려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친한계 한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직접 단식 농성장을 찾아 장 대표와 화합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