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114조원을 달성했지만, 미국 관세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2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판매량은 313만대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으나, 관세율 인상과 인센티브 증가가 수익성을 크게 끌어내렸습니다. 다만 올해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28일 기아가 발표한 지난해 실적을 보면, 연간 매출은 114조1409억원으로 전년보다 6.2% 늘며 2년 연속 1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판매량도 313만5873대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문제는 수익성입니다.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나 쪼그라들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8.0%로 3.8%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매출은 사상 최고인데 수익은 급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회사 측은 미국 관세 인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관세율이 15%로 조정됐지만, 기존 재고에 적용된 25% 관세 부담이 약 두 달간 실적을 짓눌렀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유럽 시장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그나마 친환경차가 버텼습니다. 4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18만6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3.2% 늘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가 12만1000대 팔리며 21.3% 급증했습니다. 미국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카니발 하이브리드 수요가 폭발하면서 각각 1만6000대, 5000대씩 더 팔렸습니다.
미국 시장 하이브리드 점유율도 크게 올랐습니다. 지난해 4분기 기아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8.2%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점유율 5.3%를 뛰어넘었습니다.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도 10.5%에서 19.0%로 8.5%포인트나 치솟았습니다.
유럽에서는 전기차가 선전했습니다. 4분기 전기차 판매가 2만8000대로 67%나 확대하면서 전기차 비중이 25.4%까지 올랐습니다. EV3에 이어 EV4, EV5를 잇따라 출시한 효과입니다.
연간으로 보면 친환경차 판매는 74만9000대로 전년보다 17.4% 뛰었습니다. 하이브리드 45만4000대(23.7% ↑), 전기차 23만8000대(18.9%↑)를 각각 팔았습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4.2%로 2.8%포인트 올라갔습니다.
기아는 올해 더 공격적인 목표를 내놨습니다. 판매 335만대, 매출 12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입니다. 판매는 6.8%, 매출은 7.2% 늘리고, 영업이익률은 8.3%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핵심은 신차 공세와 친환경차 확대입니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신차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얹어 출시합니다. 유럽에서는 올 1분기 EV2를 내놓으며 대중화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합니다.
인도에서도 공격적입니다. 신형 셀토스와 인도 전략형 전기차를 앞세워 올해 30만대 판매를 노립니다. 지난해 인도 판매가 28만대로 41%나 늘어난 데 이어 추가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관세 리스크는 여전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기아는 유연 생산 체제를 통해 전기차와 내연기관·하이브리드 간 생산 전환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기아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적용과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가격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과 성장 정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전방위적인 비용 절감 노력과 우호적인 환율 효과로 올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