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상장사 졸지에 좀비 될라…'천스닥 시대' 이면

코스닥 3000선 목표에 좀비기업 퇴출론 가세
관리종목 지정 피하려 매출 압박…법차손 기준 완화 관건

입력 : 2026-01-28 오후 3:33:30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1000선을 넘긴 건 2022년 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웃돌고 코스닥도 4년 만에 1000선을 돌파하는 불장이 이어지면서 청와대와 여당이 코스닥 3000 시대도 넘보는 모양샙니다. 사상 첫 코스닥 3000선을 위한 방법론 중에는 부실 기업 퇴출을 통한 주식시장 신뢰 회복도 포함됐습니다. 이른바 '좀비기업' 퇴출이 현실화하면 소규모 자본으로 장기간 연구개발을 수행해야 하는 바이오 상장사는 불리한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닥지수는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70.48포인트(7.09%) 오른 1064.41로 마감했습니다. 코스닥이 1000선을 넘어선 건 지난 2022년 1월 이후 4년 만입니다.
 
코스피 5000선을 유지하고 코스닥마저 1000선 돌파를 목전에 둔 지난 22일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 중 코스닥 3000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19일 이 대통령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코스닥 3000 시대 개막을 위한 선결조건을 에둘러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코스닥은 동전주가 될지 모른다거나 주가조작이 많다거나, 웬만하면 퇴출이 안 돼 종목이 너무 많다는 불신이 있다"며 좀비기업으로 불리는 코스닥 상장사 퇴출 필요성을 부각했습니다.
 
부실 상장사 퇴출은 코스닥 신뢰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인데, 우량 상장사를 별도 지수로 묶는 방안과는 달리 네거티브 개혁으로도 분류됩니다.
 
좀비기업 퇴출이 실제로 이뤄지면 기술성에 기반해 상장한 바이오기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현행 기준대로라면 코스닥 상장사는 3년간 2회 이상 법인세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이 자기자본 대비 50%를 넘거나 3년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다만, 기술특례상장사의 경우 법차손 요건은 3년, 매출 요건은 5년의 유예기간을 부여받습니다.
 
기술특례상장사에게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을 주는 것은 자금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반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우수한 기술을 갖췄음에도 여윳돈이 없는 회사에게 단기 자금 조달 기회를 줘서 주주의 이익을 실현하라는 취지입니다.
 
연구개발과 상업화 주기가 짧은 상장사의 경우 최장 5년간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피할 수 있어 재무 상태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바이오 상장사의 경우 신약 개발 주기가 짧아도 10년인 만큼 실질적인 혜택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특히 바이오업계에선 법차손 요건 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긴 하지만 이 기간 안에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정도의 재무 상태를 일궈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 중 퇴출돼야 마땅한 바이오기업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바이오기업과 산업 현실에 맞는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연구개발을 통해 초기 후보물질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를 받는다면 이는 시가총액으로 이어진다"며 "단순 법차손 기준으로만 관리종목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대신 일정 수준의 시총까지 오른 바이오 상장사에게는 시장과 호흡하면서 신약 개발 기간을 보장하는 제도가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는 현행 관리종목 지정 기준을 바이오 상장사에 그대로 적용하면 연구개발에 집중할수록 관리종목 지정에 가까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기술특례상장사가 기술성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지속하려면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데, R&D 투자를 늘릴수록 자금 여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관리종목으로 편입되는 악순환 구조"라며 "법차손 기준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해소되면 재무 상태에 연연하기보다 바이오기업 본연의 역할인 연구개발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동지훈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