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화오션, 효자로 돌아온 대우 시절 '결손금'

대우조선 시절 쌓인 결손금 아직 조 단위로 남아
과세표준 산정 시 미처리 결손금 활용…법인세 절감
조선소 현금흐름…세금 부담 경감에 자금 확보 용이

입력 : 2026-02-02 오전 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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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과거 대우조선해양에서 승계된 한화오션(042660)의 세무 결손금이 현재 한화오션의 현금흐름 지출을 막아주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결손금은 수익 발생 가능성이 유력하다면 현재 부과되는 법인세 일부와 상계가 가능해 현금흐름을 한층 더 끌어 올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근심거리였던 결손금이 한화오션에 와서 현금흐름 강화 촉진제가 됐다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수주 증가에 따른 운전자금 회전,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에서의 역할 등으로 향후 자금 수요가 높다. 남은 미처리 결손금이 조 단위에 이르는 만큼 향후 몇 년간 유용한 현금흐름 강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골칫덩이 결손금이 현금흐름 강화 카드로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한화오션의 누적 법인세비용(이연법인세 변동분 포함)은 69억원이다. 3분기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 6405억원 대비 1% 수준에 불과한 법인세비용이다. 국세청 법인세 기준상 각 사업연도 과세표준이 3000억원을 초과하는 영리법인에 대한 법인세율은 24%(지방세 미반영)다. 지난해 3분기 한화오션이 법인세 비용으로 반영한 세율보다 훨씬 높은 세율이다.
 
낮은 법인세 비용의 원인은 미사용 결손금이다. 결손금은 발생 후 10년(2021년 이전 발생 결손금은 15년)간 과세표준에 반영할 수 있다. 과세표준을 낮추고, 법인세 부담액을 줄일 수 있다. 일정 기간 회사가 얻은 전체 수익이 0원인데도 불구하고 과세되는 불합리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보통 미사용 결손금의 과세표준 반영은 기업 자율 선택 사항이지만, 쓰지 않을 이유가 없어 대부분 활용한다고 전해진다.
 
2023년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의 미사용 결손금 7조4867억원을 물려받았다. 다음해 말 한화오션의 미사용 결손금은 5조400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미사용 결손금 축소 회계처리를 한 것은 1년 사이 조선 업황 개선에 따라 향후 이익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축소된 미사용 결손금 중 법인세 공제에 활용된 결손금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2024년 축소 처리한 결손금은 당해 법인세 중간예납과 다음해 1분기 확정 법인세 납부 시점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24년 3분기 회사의 법인세 중간 납부액은 1억원으로 나타났고, 지난해 1분기는 29억원으로 나타났다. 24년 연간 세전 순이익(1810억원)만 봤을 때 국세 21% 세율 적용 가능성이 높지만, 결손금 축소 처리 덕에 법인세 부담액 감소가 가능했다. 동시에 지난해 한화오션의 공정 정상화가 궤도에 오르며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법인세 효과가 현금흐름을 한층 더 강화시켜준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도 미사용 결손금 감축을 전제로 한 법인세 과세표준 인하는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화오션의 법인세 부담액은 45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전 순이익 6405억원 대비 낮은 법인세 지출액이 운전자금 지출(4177억원)과 이자 지출액(1380억원)을 상당 부분 상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손금을 과세표준에 반영하지 않았다면, 3분기에만 수백억 원의 법인세 비용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자금 회전하는 조선업…자금 갈증 해소 수단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 단위 미사용 결손금은 향후 한화오션 현금흐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오션의 연간 순이익은 930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익이 커질수록 미사용 결손금이 상계하는 세액도 더 커진다.
 
24년 말 기준 만료 시점이 5년 이내인 결손금 규모가 1조5425억원에 달하는 만큼, 내년 법인세 과세표준 인하도 넉넉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 극대화된 현금흐름을 확보할 카드가 남은 셈이다. 한화오션은 조선소 운영에 필요한 경상 자금 수요, 외부 투자 자금 수요가 많다. 특히 올해 마스가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자금 투자 계획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며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수주가 늘면 자체 충당하는 선박 건조 자금도 불어난다. 재료 구입, 인력 고용, 협력사 수수료 등 운전자금 지출도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28조9044억원으로 지속적인 자금 회전이 요구된다. 현금흐름이 강화되면 외부 자금 의존도를 낮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대규모 자금 소요가 지속되는 조선산업 특성상 이는 유용한 카드가 된다.
 
한화오션은 스마트 야드 투자, 방산 사업 강화 투자를 진행 중이다. 설비투자와 국내외 기업 지분투자액 총합은 지난해 3분기까지 5805억원으로, 이미 2024년 연간(5304억원) 수준을 뛰어넘었다.
 
한화오션 측은 <IB토마토>에 “미사용 결손금은 시황과 경영 상황을 고려해 사업 및 재무 역량 강화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며, 향후 이익 규모에 따라 미사용 결손금 소진 시점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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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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