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홍연 기자)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시와 국민의힘이 2일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협의회를 열고 서울 도심에 총 31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의 1·29 주택 공급 대책을 두고 “현실을 외면한 공공 중심 공급의 반복”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정비사업 조기 착공을 핵심으로 한 서울시의 대안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서울 주택 공급의 약 90%는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주택 공급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민간이 중심이 돼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정부 대책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이주비 대출 규제 등으로 오히려 현장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며 “공공 물량 확대만으로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 시장은 정부가 지자체와 충분한 협의 없이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부지를 공급 대상에 포함한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그는 “실행 가능성에 대한 검증 없이 부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은 이미 실패가 확인된 과거 정책을 떠올리게 한다”며 “시장에 헛된 기대만 던지는 숫자 맞추기식 공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오 시장은 “실현 가능성보다 당장의 발표 효과에 집착한 물량 밀어내기식 공급에는 서울시는 동의할 수 없다”며 “2029년에나 착공이 가능한 먼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방식으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관련해 “이곳은 주택 공급보다는 글로벌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미래 성장 거점”이라며 “주택 물량을 과도하게 늘리면 사업이 지연돼 기회비용만 커진다”고 밝혔습니다. 태릉CC 부지에 대해서도 “세계유산 영향평가와 주민 반대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산적해 있다”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시는 정부 대책 대신 이미 구역 지정이 완료된 정비사업 물량을 최대한 앞당겨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오 시장은 “확보된 25만4000가구를 대상으로 착공 시점을 1년씩 앞당기는 ‘쾌속 추진 전략’을 즉각 실행하겠다”며 “다가오는 공급절벽에 속도로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주택진흥기금 등을 활용한 재정 지원과 함께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오 시장은 “올해만 해도 3만가구 이상이 이주를 앞두고 있지만, 대출 규제로 사업이 멈춰 서 주민 불안만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협의회에서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실질적인 공급 확대를 위해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국토교통부·서울시가 참여하는 ‘여·야·정·서 4자 협의체’ 구성을 다시 제안했습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용적률 상향, 이주비 LTV 70% 적용 등 입법·제도 개선 과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본격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오 시장은 “시장은 제압의 대상이 아니라 인정해야 할 현실”이라며 “현실을 거스르는 정책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