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포스코DX(022100)의 높은 그룹 매출 의존도가 지난해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외부 수주 확대가 이뤄져야 그룹 투자 규모에 연동되는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포스코DX가 그룹의 DX(디지털 전환) 강화 기조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어 외부 매출 비중을 확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올해 포스코그룹이 철강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 높은 그룹 매출 의존도가 더 강화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진=포스코DX)
그룹 투자에 종속된 매출 구조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지난해 매출 1조752억원, 영업이익 684억원을 거둬 직전 연도보다 위축된 성적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했을 때 회사의 매출(1조4733억원)은 27%, 영업이익(1090억원)은 44.6%가량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은 포스코그룹의 투자 집행 시기 조정에 따른 영향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철강과 소재 사업 업황 위축에 따라 투자 규모를 축소했다. 포스코그룹은 투자 규모를 2024년 9조원에서 지난해 7조원으로 줄였다. 철강 부문의 투자 규모는 20%, 소재 사업은 45% 축소됐다. 모두 포스코DX의 핵심 매출원인 분야로 포스코DX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DX의 출발점은 포스코그룹 내 SI(시스템 통합) 사업이다. SI 사업은 설비나 공장이 건설되면 운영 기반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기업 집단 내 SI 계열사 실적이 그룹 CAPEX(자본적 지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이유도 주요 일감이 그룹 내부 업무를 전담하는 사업 구조 때문이다.
포스코DX도 그룹 설비 투자 계획에 실적이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매출이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반대로 그룹 투자라는 천장에 막혀 외연 확장이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최근 SI 업계에서 외부 매출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그룹 IT 전담 업체라는 꼬리표를 떼고 독자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상장사로서 수익 확대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매출 비중 확대가 요구된다. 다만, 투자 규모가 큰 대기업 집단일수록 SI 업체는 높은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을 낮추기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해 기업 경기가 어려웠던 탓에 외부 일감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점도 외부 매출 비중을 높이기 어려운 원인으로 꼽힌다.
포스코DX의 그룹 매출 의존도는 2023년을 기점으로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회사의 연결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2024년 3분기 92.6%에서 2025년 3분기 95.3%로 높아져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포스코DX의 그룹 매출 의존도는 2023년을 기점으로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회사의 연결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2024년 3분기 92.6%에서 2025년 3분기 95.3%로 높아져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그룹 투자 다시 확대…높은 그룹 의존도 이어질까
포스코DX는 피지컬AI 등 신사업을 통해 외부 매출 비중 확대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다만, 높은 그룹 의존도는 올해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 포스코그룹이 철강과 소재 사업의 DX(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고삐를 죄고 있어서다. 포스코DX가 그룹 DX 전환 전략의 주축으로써 그룹 일감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평가다. 또한 리튬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고도화 계획도 예정돼 있어 그룹 일감이 추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예고된 그룹 투자는 향후 그룹 중심 매출 구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회사의 수주잔고 구성비를 살펴보면, 철강과 소재 사업으로부터 받은 수주액(5300억원) 비중이 전체 수주액(9300억원)의 70% 수준이다. 남은 30%의 IT서비스 수주잔고는 포스코로부터 받은 SLA(서비스 공급 계약)이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해 2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철강 투자 예산은 올해 6조80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해외 지분 투자 등을 제외해도 설비 부문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올해 광양 제철소 전기로 가동, 수소환원제철(하이렉스) 시험 설비 투자, 해상풍력용 후판 용접 설비 투자, 설비 고도화 투자 등이 예정돼 있다.
포스코DX는 피지컬AI와 로봇 등 연구개발을 통해 외연 확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가상환경에서 피지컬AI 연구개발, 휴머노이드 로봇 시스템 설계 및 구축 연구에 나서는 등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그룹 핵심 사업이 철강인 만큼, 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을 중심으로 외연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위 업체를 제외하면 철강업계는 아직 DX 전환 속도가 느린 실정이다. 다만, 아직 피지컬AI가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라 긴 호흡이 필요할 것이란 평가다.
포스코DX 측은 <IB토마토>에 “현재 그룹사 내 철강과 소재 산업 현장에서 로봇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추진 중이며, 향후 피지컬AI 기반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외부 산업 현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