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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6일 16: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 '예별손해보험(예별손보)' 매각전이 하나금융지주·한국투자금융지주와 미국계 사모펀드(PEF) JC플라워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 가운데 JC플라워는 이번 인수전의 유일한 PEF 후보로, 최근 사모펀드를 향한 싸늘한 사회적 시선을 뚫고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JC플라워)
금융당국의 엄격해진 잣대…사모펀드 향한 '색안경' 이겨낼까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예별손보 매각 절차는 예비입찰을 통과한 후보들에게 약 5주 실사가 주어진다. 본입찰은 3월30일, 유효입찰 시 4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추진될 계획이다.
현재 JC플라워가 마주한 가장 큰 벽은 사모펀드 업계에 가해지고 있는 부정적인 평판 이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금융권에서는 사모펀드가 대주주가 된 후 고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거나,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기업의 기초체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는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금감원이 직접 롯데손보와 관련한 설명회를 열어 "사모펀드는 일반 주주에 비해 단기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유인구조가 있다"며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와 450억원 규모의 사모 후순위채 발행도 금융당국에 의해 무산된 상황이다. 롯데손보가 지급여력비율(K-ICS)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직접 제동을 건 것이다. 이에 롯데손보 측은 금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관련 업계에선 일명 '홈플러스 사태' 이후 사모펀드에 대한 관리·감독이 더욱 깐깐해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예별손보 매각을 주도하는 예금보험공사와 금융당국이 안정적 대주주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재무적 투자자(FI)인 JC플라워와는 달리 전략적 투자자(SI) 성격을 띠고 있어, 향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과거 사모펀드가 대주주였던 일부 보험사들이 매각 과정에서 고용 불안이나 자본 확충 미비 문제를 겪은 바 있어, 당국은 이번 인수전에서 대주주의 자본 적정성 유지 능력과 중장기 경영 계획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태세다.
(사진=MG손해보험)
'부실 금융사 정상화' 전문성으로 차별화…'장기보유·배당 제한' 가능성도
JC플라워는 은행·보험·자산관리 등 금융업 특화 하우스를 표방해온 글로벌 하우스로, 단순 FI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여러 금융사를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 올린 경험이 풍부하다.
국내에선 과거 2015년 KT캐피탈(현 애큐온캐피탈)을 3017억원에 인수 이듬해는 HK저축은행을 2224억원에 사들여 ‘애큐온’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2017년엔 두산캐피탈까지 흡수합병하며 캐피탈-저축은행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구조를 완성, JC플라워 체제 아래서 애큐온저축은행과 애큐온캐피탈의 자산 규모를 각각 2조원대, 5조원대로 불리며 업계 10위권 내에 안착시켰다.
해외에선 부실 금융기관을 인수해 우량 기관으로 탈바꿈시키는 전문 하우스로 명성을 쌓았다. 특히 2000년대 초 일본의 가교은행이었던 일본장기신용은행(현 아오조라은행)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정상화하면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국내 중소형 손보의 체질 개선과 부실 금융기관 정상화에 필요한 전문 투자자라는 강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별손보가 정상 보험사가 아닌, 구조조정·재자본화 성격이 강하다는 면에서 FI가 인수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별손보는 MG손해보험의 모든 보험계약과 자산을 이전받는 가교보험사로,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부실금융기관 정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이자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한 곳이다.
관련 업계에선 자본력과 국내 영업망 시너지 면에서 우위에 있는 하나금융과 한투지주를 상대로 JC플라워가 MG손보의 체질 개선에 특화된 글로벌 하우스라는 점을 부각시킨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JC플라워가 금융당국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자본 확충 이행 방안과 책임 경영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한다면, 금융당국이 가교보험사 매각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경영 정상화 속도’에 대한 강점과 향후 ‘경영 지속 가능성’을 갖춘 대주주로서의 적격성도 충족시킬 수 있지 않냐는 진단이다.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JC플라워는 글로벌 보험 명가의 전문성을 갖춘 곳"이라며 "초기 배당 제한이나 현 인력 유지 등의 전략으로 금융당국의 책임 경영 요건에 부응한다면 SI들과의 경쟁에서도 승산을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