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정부가 지난달 29일 서울을 중심으로 도심 주요 입지에 6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인허가권을 쥔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충돌이 이어질 경우 사업 속도가 나지 않으면서 공급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9일 한국마사회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과천 사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경기 과천시 중앙공원에서 '과천 사수 범시민 총궐기대회'를 진행했습니다. 마사회노조 역시 이 대회에서 참석했습니다.
7일 경기 과천시 중앙공원에서 경마공원 이전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연 과천 사수 범시민 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과천 시민과 마사회 직원 등이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과천 경마장과 방첩사령부를 이전하고 주택 9800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이 산업의 특수성과 지역사회의 수용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며, 일방적인 정책 추진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시민들의 휴식처를 허물고 아파트를 짓겠다는 발상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마사회노조는 이날부터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매일 피켓 시위를 진행합니다.
1·29 대책에 대한 반대는 단순히 일부 시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과천시청은 대책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정부 대책이 과천의 도시 여건과 시민 주거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과천시의회도 지난 3일 본회의에서 '과천 경마공원·국군방첩사 부지 9800호 주택 공급 계획 철회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 2명이 불참하고, 국민의힘 소속인 나머지 재석 의원 5명 전원이 찬성했습니다. 시의회는 오는 12일 과천시 한국마사회 본관에서 '정부 1·29 주택공급 대책, 과천의 주거환경을 위협하는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기도 합니다.
서울 용산구청도 지난 3일부터 '용산국제업무지구 종합대응 전담 조직(TF)'을 꾸렸습니다.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총괄반, 실무대응반, 지원반 등 4개 반으로 운영됩니다. TF는 정기 회의를 통해 서울시 등 관계기관 협의를 추진하고, 정책 영향 분석과 언론 대응, 주민 의견 수렴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용산구청은 주택 1만호 공급이 추진될 경우 토지이용계획 변경에 따른 도시 인프라 재설계와 관계기관 추가 협의로 사업 추진이 최소 2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학생 수 증가로 교육 환경 질 저하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역 수용성이 결여된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겁니다.
노원구청의 경우, 태릉CC에 6800호를 공급하는 정부 정책에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았지만, 주택 공급이 과도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단순한 주택공급에 그쳐서는 안 되며,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역 개발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고품격, 저밀도 주거 단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대한 저밀도를 원한다. 대형 공원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에 따라서 세대수가 결정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1·29대책에 대한 노원구청 입장문. (사진=노원구청 홈페이지)
정부는 지자체 반발을 진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5월4일까지 지방 정부로부터 교통 관련 건의 사항을 접수받고 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