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개성공단이 멈춘 지 정확히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공단은 가동했던 시간보다 멈춰 선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 현실 속에서도 공단 재가동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10일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게이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0년이 됐다. 국민들도 저희를 굽어보고 남북 간 경제활동이 잘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와서 북미 관계도 잘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개성공단에서 함께 일하며 기술을 같이 익혔던 부분이 10년이 지나니 소멸될 것 같다"며 "그러기 전에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비롯해 협회 소속 기업인과 임직원 8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가 10일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개성공단에 가고 싶다!'라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협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극심한 경영난에 처해 있는 상황입니다. 입주 기업 가운데 30%가 넘는 기업들이 휴·폐업 상태에 놓였습니다. 조 회장은 "정부가 나름의 지원을 해왔다고는 하나 턱없이 부족했다"며 "특히 개성공단 기업들과의 거래로 인해 연쇄적인 피해를 입었던 협력업체들에게 고개를 들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가동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피해에 대한 보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공단이 다시 열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실질적인 회복이라는 인식입니다. 김진향 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입주 기업들이 아픔 속에서 바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라면서 "보상으로는 치유가 되지 않는다. 다시 (공단에) 들어가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이사장은 "이재명 정부가 트라우마를 겪는 입주 기업들의 손을 한 번 잡아주면 좋겠다"며 "기업인들은 장만 열어주면 스스로 밀알이 되겠다고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섬유 의류 봉제 신발 등 경공업 생산이 이뤄졌습니다. 남측의 기술과 북측의 노동력이 결합된 구조였습니다. 무관세 체계와 지리적 인접성은 기업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그러다 공단이 중단되면서 입주 기업들은 준비할 시간 없이 철수해야 했습니다. 설비와 자산은 공단에 남겨졌습니다.
그럼에도 상당수 기업은 공단 재가동 가능성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공단 중단 이후 중국, 미얀마, 베트남 등으로 생산 거점을 옮겼지만 개성공단은 대체 불가능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비용 구조와 생산 효율성에서 개성공단이 갖는 상징성과 실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입니다.
정부는 개성공단 중단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경협보험을 통한 지원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피해 보상이 아닌 한시적 지원에 불과했습니다. 약관에 따라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지원금을 모두 상환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제대로 된 보상으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확인한 피해 금액 중 미지급 피해액인 830억원 역시 아직 지급되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이날 협회는 △우리 정부에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실질적인 생존 대책 마련을 △북측 당국에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공단 방문 승인을 △미국에는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절한 역할을 해줄 것을 각각 요구했습니다.
파주=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