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세포들은 에너지를 어떻게 공급받나?

호기심과 AI가 만든 난치성 질환 이야기①

입력 : 2026-02-10 오후 1:35:27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회장. (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우리 몸은 약 30~37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는 일도 다르지만 수명도 다르지요. 신경세포나 심근세포들은 거의 평생을 가지만 대부분의 세포들은 1년을 넘어가기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피부의 각질이나 장의 상피세포들은 길게는 한 달, 짧게는 2~3일에 수명을 마치고 새로운 세포들로 대체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세포들이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세포들은 이 에너지들을 어떻게 조달할까요?

세포 내 발전소, 미토콘트리아
 
일반적으로 우리 세포는 유전자(DNA)를 아주 고이고이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울타리를 친 핵과, DNA로부터 유전정보를 읽어서 단백질 기초 원료인 아미노산을 생성하는 리보솜, 그리고 이들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즉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세포들이 활동할 수 있는 전기와 같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발전소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발전소도 전기를 내려면 석탄 등 화석연료 또는 핵연료 같은 연료가 필요하겠지요? 세포 발전소의 연료는 포도당입니다.(보다 정확히는 포도당을 약간의 전처리를 통해 만들어내는 피부르산이라고 합니다만, 비전문가의 영역 바깥 같네요.)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발전소가 생산하는 에너지는 ATP라고 부릅니다. 
 
ATP는 워낙 전문 용어라 설명하기 쉽지 않지만, 세포가 바로 써먹는 ‘에너지 배터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ATP 생성 과정을 알아낸 일은 두 번의 노벨상감이었습니다. 1978년 피터 미첼(Peter Mitchell)이라는 분이 APT가 수소이온 전이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이론을 만들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뒤, 20년이 지난 1997년 다른 두 분의 화학자가 이를 실제로 증명해내며 또다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몸 에너지 대사의 기원을 찾아내는 일이 과학적으로 큰 업적이라고 평가한 것 아니겠어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우리 몸의 미토콘드리아가 하는 일은 식물의 엽록체가 하는 일과 정 반대 일을 한다는 점입니다. 식물의 엽록체는 태양의 빛과 물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합성해서 당을 만들어내지요. 이 당은 탄수화물의 형태로 곡식으로 전환되어 우리 몸으로 들어오거나, 동물들이 먹은 후 지방과 단백질의 형태로 우리 몸으로 섭취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영양분들은 다시 우리 몸의 소화 과정을 통해 가수분해되어 포도당(보다 정확히는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지방은 지방산으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는 다시 혈관을 통해 우리 세포 안으로 전달되어 미토콘리드리아 발전소에 전달되어 ATP가 만들어지는 것이고요. 결국 복잡한 과정이지만, 우리 몸도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셈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도 지구의 모든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태양에 의존하는 셈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햇님에게 감사부터 하고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ATP를 만들어내는 두 개의 과정
 
여기서 한 가지 살짝 이야기 방향을 틀어야 할 것 같네요. ATP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반드시 미토콘드리아를 통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때문입니다.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옥스포스(OxPhos), 즉 '산화적 인산화'라고 합니다. 용어 앞의 Ox(Oxigen)이 말해주듯이 산소가 많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우리 몸의 적혈구가 공급하는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으면, 미토콘드리아는 수용체로 활용해서 ATP를 만들어냅니다. 가장 효율적인 발전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산소가 적은 비상 상태 때도 우리 세포들은 여전히 ATP를 공급받아야 합니다. 한순간이라도 중단되면, 세포는 죽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우리 몸은 이러한 비상 사태에도 ATP 발전을 하기 위한 비상발전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바로 '글리콜리시스(glycolysis)'라는 과정입니다. 이는 당(glyco)과 분해(lysis)의 합성어입니다. 다시 말해, 당을 바로 분해해서 ATP를 만들어내는 과정, 즉 해당(解糖)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는 산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세포내에서 미토콘드리아를 통하지 않고 세포질이라는 액체 상태의 공간에서 이루어집니다. 산소가 없어도 ATP를 만들어내지만, 정식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를 거치지 않은 것이므로,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연료인 포도당을 많이 쓰지만, ATP 생산은 옥스포스에 비해 훨씬 뒤쳐집니다. 그리고 그 부산물로 젖산 등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주인 세포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이 세포에 ATP를 더 많이 공급해야 하는 미토콘드리아에게 젖산은 포도당보다도 더 사용하기 좋아하는 중간 연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마라톤 과정에서 생성되는 젖산, 암세포가 생성하는 젖산
 
마라톤과 같이 근육을 오랫동안 움직이는 운동을 하게 되면, 몸에 젖산이 생기고 사람은 피로를 느낀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미토콘드리아의 옥스포스 과정이 산소가 모자라, 글리콜리시스 과정으로 넘어갈 때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운동선수들은 꾸준한 훈련으로 적혈구를 통해 받는 산소의 양이 많지만, 그래도 어느 단계를 넘으면 근육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ATP)에 비해 공급받는 산소량은 적은 상태가 됩니다. 바로 그 시점에서 우리 몸은 비상 발전 시스템인 글리콜리시스로 넘어가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젖산이 생성되지만,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특정 상황에서 미토콘드리아는 해당 과정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이러한 잠깐 동안의 외도는 오히려 회복을 빨리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뒤의 글에서 말씀드릴 대식세포(macrophage), 섬유아세포(fibroblast)와 같은 면역세포들도 젖산 활용 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고, 더욱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즉, 마라톤은 과도하지만 않다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을 한번 충분히 기동함으로써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훈련 과정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 젖산이 바로 사용되지 않고 몸에 축적될 때입니다. 바로 이것이 암세포가 노리는 환경이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 보다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 겸 회장/ chow424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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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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